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진서리

 

 

코로나 이후 모임이 많아졌다. 말로 시작해서 말로 헤어진다.

주고받는 대화에 분위기가 험악해질 때도 있다.

공자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은 겨울이 되어봐야 안다. 고 했다.

오늘 모임에서 그저 친구와 진짜 친구를 조금씩 알아 가게 되는 것 같다.

언제나 말이 문제다. 공감대가 없는 말이 질서 없이 난무하다보니 소통은

단절되고 분위기는 썰렁해졌다. 같은 말을 해도 자신의 철학을 담아 말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말의 레벨업 뿐아니라 삶의 격도 다를 텐데 말

이다. 나이가 들면, 말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항상 모임에 나갈 때마다 입을 닫고 듣기에 집중하자고 다짐한다.

말 하지 않고 침묵한 것에 대해서는 한 번 후회할 수 있지만 말 한 것

에 대해서는 자주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말 하지 않고 미소만

짓는 것도 상당한 수준의 레벨업 아닌가.

 

그래서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말할 때는 2분을 넘기지 말라. 2분이 대화

의 민주주의라고 한다. 2분은 또한 소통의 조건이다. 대화는 주고 받아야

하는 것, 소통이 잘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대화가 일

방향인지 쌍 방향인지를 확인하면 된다. 대화는 듣는 것이 절반이라는 말

이다. 듣기는 말 하기에 비해 애를 쓰지 않아도 되니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청은 결코 아무나 구사하는 기술이 아니다.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게 습관인 사람, 자신과 다른 의견을 들을 때 땡감을 씹는 표정을 짓

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말 수가 적은 사람에 대한 오해도 걷어야 한다.

할 말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말이 적은 성격일 뿐이다.

누구나 끝 없이 말 하고 싶은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살아 간다.

그러니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말 할 수있도록 서로

격려할 필요가 있다.

 

똑같이 대추 한 알을 보고도 평범한 사람은 '대추는 가을이 되면 저절로 붉

어진다고 틀에 박힌 말을 한다. 그런데 시인(장석주)은 대추가 저절로 붉어

질리 없다. 그 안에 태풍과 천둥, 벼락이 들어있다고 표현하지 않던가.

 

또한, 훌륭한 말을 한다고 해도 대화를 독점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말

의 무게와 인품까지 떨어진다. 침묵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남을 배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다음에 말이 따라야 한다.

공자는 회사후소(繪事後素)”라했다. 그림을 그리기는 흰 바탕을 마련한 다음

하는 일이라는 말이다. 말 이전에 내면의 진정한 인격이 먼저라는 의미다.

 

말 뿐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건강한 상태는 함께(같이) 때로는 따

(각자)가 되는 것이다. 서로 각자의 삶이 분명하게 있어야 하지만 때로는 서

돕는 관계가 건강한 것이다. 인간(人間)은 사람()과 사람()사이()이다.

인간이라는 말은 인간관계(人間關係)’의 약자라고 한다. 결국, 사람이 사람다

움의 가치를 지니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즉 인간의 존재 가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