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생 후기 2008 년 이후 입교한 졸업생들의 4주 숙식 교육후 눈물겨운 후기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점심 밥상에서 교육까지
  • 다시 함께 따로
  • 2025-05-01
진서리

다시 함께 따로

칼린 지브란의 시 <사랑을 지켜가는 거리> 는 함께 따로의 중요함을

가장 잘 표현해준 시다.

함께 하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중략>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1968년 한국의 가왕 이미자의 히트곡 ‘여자의 일생’ 은 함께의 고통을 정말 잘

표현해 준 노래로 우리나라 전후 세대 여인들의 애창곡이며 내 누이동생의 18번

이다

“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헤아릴 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 허덕이면서

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낸다.”

가정은 행복한 삶을 위한 가장 중요한 터전이지만, 가장 깊은 마음의 상처

를 주고받는 불행의 터전이기도 하다. 심리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흔히 호소하는 문제는 매일 얼굴을 맞대며 살아가는 가족 간의 가장 고통

스러운 삶의 갈등이라고 한다. 내가 처음 서울 생활을 할 때는 의지할 사람

이 동서남북을 찾아봐도 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싸워도 할 수 없이 화해하

며 서로 맞춰 갈 수 밖에 없었다. 우린 무척 싸우며 살 았다.

시골 고향에서라면 양가 부모님이 나타나고 형제들이 등판하면서 이혼을

했을 것이다.

이제는 서로에게 공간을 내어주며 살아간다.

서로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일은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황금률이다.

왜 누구나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칼린지브란의 시 처럼 '사랑을 지켜가기 위해'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40%, 그것도 20~30대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1인 가구를 이루는 이유는 부모의 통제

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독립하려는 경우가 많아졌다.

비혼주의자가 늘어 나고 매년 이혼하는 부부도 10만 쌍이 넘는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외롭게 맞이하는 고독사도 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힘들어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증가하는 것이 현실이

다.

인간은 삶은 '따로' 와 '함께' 로 이뤄지고 있다.

'따로'는 독립적이고 주체적 존재가 되려는 것이고 타인의 간섭과 통제를 싫어

하는 반면, '함께'는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원하며 외로움과 따돌림을 두

려워한다. '따로'가 강한 사람은 ‘자유’라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반면, '함께'가

강한 사람은 ‘사랑’이라는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자유와 사랑 어느 쪽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삶의 형태가 달라진다.

최근에는 '따로' 가 편하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삶은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좋

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 있으면 외로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

과 함께 있으면 괴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게 삶의 딜레마다. 사랑을 위해서

는 자유를 희생해야 하고 자유를 위해서는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사랑 없는 자유는 외롭고 자유 없는 사랑은 괴롭다.

이 두 가지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 가정이다.

부모는 자녀를 통제하고 자녀는 독립을 원한다.

자녀가 독립하려는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는 매우 미묘하고 복잡한 밀고 당기

기를 하면서 상처를 주고받는다. 부모의 기대와 간섭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은

사랑보다는 자유를 원하며 결국 1인 가구로까지 독립해 '가난한 자유'도 수용

한다. 심지어 결혼도 연애까지도 기피, 외로운 자유를 추구한다.

사랑보다 자유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구감소로 이

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은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

을 먹으며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삶의 에너지를 얻을 때다. 이처럼 ‘함께’ 즐

겁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혼자 '따로' 있는 시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그렇

지 못한 사람은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서

게 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모든 불행은 혼자 있을 수 없는 데서 생긴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혼자 있음은 사무치는 외로움이 아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생각을 자라게 한다.

우리는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 못하고 고독과 고립을 혼동한다.

고독은 자발적 '홀로'있음이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문제는 홀로 조용히 있을 수 없는 것에서

온다"고 했다.

고독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이 타인과의 관계:를 갈구한다.

내면이 공허하고 권태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배부분 그렇다.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은 함께도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다..

원만한 관계를 만들려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면서 상대방을 자신의 틀에 맞추

려는 욕구를 일단 자제하지 않고는 어렵다.

배우자든 자녀든 상대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따로’의 삶을 허용할 수 있어야 하며

마음이 허전할 때는 온기를 나누는 ‘함께’ 의 삶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혼자서는 ‘자유’의 편안함을 느끼고, 함께해서는 ‘사랑’ 의 따뜻함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결국, <함께, 따로>를 조화롭게 추구해야 할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난, 그렇게 살고 있지만 잘 못하다간 영영 '따로' 살수 있다는 것도 명심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