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군자불기(君子不器) 2
  • 2024-08-18
진서리

군자불기(君子不器) 2

논어 ‘위정편’에 <군자불기( 子不器)>라는 공자 어록을 볼 수 있다.

君子는 그릇이 아니다. 는 말이니 사람은 일정한 용도로만 쓰이는 고정된 그릇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사람을 보고 ‘그릇이 크다. 아니면 종제기처럼

작다’ 하는 말은 인생을 두루 살필 줄 알고 원만하게 불 줄 아느냐, 모르느냐에 달

린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릇처럼 한 번 모양이 정해지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속된 말로 사람 못 변한다. 바위처럼 굳어진 채 못 변한다.

그 본래 틀을 깨고 부수고 새로워 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래서 특정 분야에서는 뛰어나도 다른 분야에서는 형편없는 이를 자주 보게 된다.

높은 자리를 차지했던 사람들이 쉽게 망가지고 추락하는 위태로운 모습을 볼 때마

다 생각하게 되는 교훈이다. 왜 못 변할까.

나도 당신도 마찬가지다.

120세라는 초고령사회가 눈앞이다.

오래 산다는 만큼 삶의 변화도 요동치는 곡절도 생길 가능성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그때마다 긍정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선택과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면, 인생 마

지막이 한으로 남게 될 것이다. 군자란 고정된 편협한 그릇이 되지 말아야 한다.

똥고집을 부리며 갈라치기나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이 아니고 통섭하고 배려하는

융통성이 발휘되어야 한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변하고 또 변해야 한다.

우리의 삶을 덜 후회하고 더 의미 있는 삶으로 만들기 위해 ‘君子不器’의 지혜를

고전에 불과하다. 고 팽개치지 말아야 한다. 현대 경영학의 거두 <피터 드러커>는

“천재(天災)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인재(人災)는 다르다. 전쟁도, 환경파괴도, 추악한 범죄도, 정보유출도,

게임도 도박도 마약도 인간이 마음만 먹으면 행할 수도, 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유명한 시인 굴원(屈原)이 쓴 소설 <창랑지수<滄浪之水>

어부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중국인이라면 굴원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창랑지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굴원과 창랑지수>는 중국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있는

소설이다.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굴원이 조정에서 쫓겨나 강호를 떠돌아다

니며 시를 읊고 거닐고 있었는데 그 안색이 초췌하고 몸도 삐쩍 말라 있었다.

한 어부가 그를 보고 물었다.

‘선생은 그 유명한 삼려대부(귀족 집안을 다스리는 벼슬)가 아니시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소?

굴원이 말했다.

‘온 세상이 더러운데 나 혼자 깨끗했고, 모든 사람들이 술취해 있는데 나 혼자 정신이

맑았소. 그래서 쫓겨 낫소.

그러자 어부가 말했다.

’성인은 외부사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했소.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더러우면 왜 함께 흙탕물을 튀기면서 살지 않고 모든 사람들

이 술 취해 있으면 왜 당신도 술지게미라도 먹으며 같이 취하지 않고 뭣 때문에 매사

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고상하게 행동하다가 스스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단 말이요.

그러자

굴원이 말했다.

‘내가 듣기로는 갓 목욕하고 나오는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고 나서 쓰고, 갓 목욕하고

나온 사람은 옷을 털고 나서 입는다.고 했소.

어찌 자기의 깨끗한 몸에 더러운 갓이나 옷이 닿게 한단 말이요.

차라리 강물에 뛰어들어 물고기의 밥이 될지언정 어찌 이 깨끗한 몸에 세속의 더러운

먼지를 덮어쓴단 말이요. 분명히 굴원은 큰 그릇이요. 쫄보가 아니였다.

이 말을 듣고 어부는 빙긋이 웃으면서 노를 두드리고 떠나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으면 되고, 창랑의 물이 더러우면 내 발을 씻으면 될

것을.......이 노래가 품은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더러우면 함께 흙탕물을 튀기며 살면 될 것을 혼자서 고상하게 행

동하다가 망하면 무슨 소용인가.

쓸쓸하지만 이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 좋은글 입니다. 아무리 정의롭더라도 현실적인 고려가 필요할듯 합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 2024-08-19 18: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