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차별화)해라.
이상하게도 남이 하는 대로 생각하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면 남들만큼 살아야
하는데 남들보다 못한 것이 인생살이다. 남들과 비슷하게라도 살려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거나 남들과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남들보다 훨씬 더 뛰어나고 싶다면 이미
세상에서 누군가에 의해 형식화된 모든 것에 의문하는 버릇을 갖는 것이 그 첫걸음
이다. ‘차별화’란 남들이 흉내 내기 힘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남들보다 비싼 가
격으로 판매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잘 아는 국민음료 ‘피로회복=‘박카스’ 이야기를 들어보자 51년간 180억 병,
지구 53바퀴, 이 수치가 무엇을 말하는지 아는가? 1963년 우리나라 최초의 자양강
장제로 첫선을 보인 후 줄곧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4년 캄보디아에서 팔린
박카스는 1억 병이 넘는다. 고한다. 현재 18개 국가의 음료이다. 광동제약의 ‘비타
500’는 ‘먹는 비타민’ 시장에서 ‘마시는 비타민’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새로운
포지셔닝을 구축해 비타민 드링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63%를 차지하면서 확고한
1위를 굳혔다고 한다.
빈부의 격차가 커지면서 요즘 차별화는 한마디로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어중간한 차별화는 자리매김하기 힘든 세상이다.
중산층의 몰락,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우리나라 명품시장에서도 초고
가인 에르메스, 샤넬, 로렉스, 비싼 수입차 등은 더 잘 팔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시계제조업체 ‘크리스챤 모드’의 감동적인 고객 서비스에 네티즌들이 감동
감탄한 사연을 들어보자. 한 고객이 18년을 사용했던 시계가 있는데 성능에는 문제
가 없는데 도금이 벗겨져 보기 흉하다고 크리스챤모드 사이트에 접속 카톡으로 AS와
비용 등을 문의했다. 담당자는 고객의 시계 사진을 살펴본 뒤에 시계를 택배로 보내
주시면 수리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업체 담당자가 오랫동안 시계를 찬 이유를 묻자 고
객은 “집사람이 사준 선물”이고 고장이 없으니 오래 쓸 수밖에 없지요. 라고 대답했다.
업체 담당자는 시계 수리를 마치고 나서 “드디어 오늘 시계가 고객님 품으로 돌아갑
니다. 예전보다 새 상품 느낌이 나실 거예요. 사모님을 위한 조그마한 선물도 함께 보
냅니다. 오랫동안 착용해주신 고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네티즌들은 이렇게 고객을 소중히 생각하는 업체에 큰 박수를 보냈고 고객은 이후 상
황을 카톡 대화를 캡처한 사진으로 설명했고, 네티즌의 반응이 폭발적이자 크리스챤
모드 관계자도 직접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남긴 것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통찰은 무엇인가?
고객들은 남들과 다른 차별을 원한다는 것이다.
‘제품도 서비스도’ 남과 달라야 살아남는다는 교훈이다.
우리나라는 음식점 밀도가 높기로 소문난 나라다.
식당 차리는 것을 만만하게 보고 도전해보지만 그리 쉽지 않다.
3년 생존율이 20퍼센트 안되고 최종 생존율은 5퍼센트 밖에 안 된다는 통계가 있다.
이렇게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식당 밀집 지역에 가보면 어떤 음식점 앞에는 손님들
이 몇십 분이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어떤 식당은 파리만 날리고 있는 장면을 흔하게
본다.
얼마 전에 후배와 서울 시청역 9번 출구에 자리한 진주회관 콩국수를 먹으려고 갔는
데 역시 한 참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고 자리가 정해지기 전에 먼저 계산부터 해야 먹
을 수 있었다. 한 그릇에 1만6천 원 다른 가게 비해 턱없이 비싸다.
이집 콩국수는 서울시가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메뉴다. 여느 콩국수보다는 고소하고
면의 맛이 달라서이겠지만 내노라 하는 미식가들이 먼 거리를 마다하고 찾는 식당이
다.
그런데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는 식당을 왜 그럴까?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의 특징
들이 보인다. *다른 식당이나 일반 가정에서도 먹는 흔한 평범한 메뉴다 *전문화된
메뉴가 없고 무엇을 먹을 것인지, 메뉴 종류가 너무 많다 *손님이 모두 끊기는 늦은
시간까지 식당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경쟁력이 없다.
다양한 메뉴를 준비해서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려는 게 실패하는 음식점의 특징이다.
한두 가지 메뉴만으로는 고객의 범위가 제한되기 때문에 어떤 손님이든지 받을 수
있도록 ‘구색’을 갖추는 것이 매출 증대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겠지만 경
쟁력이 없다. 이런 식당들은 가정에서 요리하던 솜씨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메
뉴를 선정해 음식점을 시작한다.
이렇게 전문성이 떨어지는 음식으로는 고객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수준에
도달하기 쉽지 않다. 주메뉴가 무엇인지 무엇을 전문으로 하는 곳인지가 분명치 않다.
고객이 음식점을 찾는 경우는 2가지이다.
그 집을 평소에 기억하고 있다가 찾아오거나, 지나가는 길에 배가 고파서 들리는 경
우다. 그런데 영업이 잘되는 집은 고객들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줄을 서서
기다려서라도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가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경쟁력이 취약하고
전문화되지 않은 음식점은 개업 초기에 홍보를 잘해서 고객이 몰려왔더라도 음식의
맛과 서비스에 실망하면 다시는 찾지 않을 뿐 아니라 나쁜 소문까지 퍼뜨린다.
찾아오는 손님이 적으니 한 사람이라도 아쉬워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하나씩 늘려가
기 마련이다. 즉 이른바 ‘메뉴의 구색’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그 음식점은 어떤
음식을 잘하는 곳인지 정체성을 잃어간다. 스스로 찾아오는 고객 수 는 점점 감소하
고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메뉴가 늘어나면 운영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식자재를 다양하게 구입해야 하고 하루의 소비량이 얼마 되지 않으니 보관해야 하고
기일이 지나 못쓰게 되어 버리는 재료가 더 많아진다.
이런 악순환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영업이 잘되는 음식점의 특징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남하고 다른 수준 높은 조리법이 있다.
*메뉴의 수가 한두 가지로 전문화 되어있다.
*당일 필요한 식자재를 당일 구매하여 전량 소진 시킨 후 더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
음식의 맛과 가치를 기억하도록 하여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한다.
영업 마감 시간을 잘 지켜 찾아온 손님이라도 그냥 돌려보내야 한다.
걱정할 필요 없다.
그 손님은 다음번에는 더 일찍 와서 반드시 그 음식을 먹고 말겠다는 생각을 품게 될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속담으로 외식업자의 명언이 있다.
“주향불파항자심(酒香不怕巷子深)” 술과 음식이 향기롭고 맛이 좋으면, 가게가 깊은
골짜기에 있어도 손님은 찾아오게 된다는 뜻이니 외식업을 창업하는 사람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결국 영업 성과는 차별화와 낮은 원가가 기본전략이다. 한두 가지
의 전문화된 음식점은 차별화된 운영효율을 통해 낮은 원가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여
명실상부 맛집으로서 자리를 굳히게 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외식업을 창업하려는 사람은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