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그 꽃
  • 2024-04-18
진서리

그 꽃

시인 고은의 <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미연방 하원에 내리 세 번 당선됐던 김창준 박사가 네 번째 출마해 낙선한 후 한

말이 “딱 한 번만 더 하고 싶은 욕심이 났어요”라고 고백했다.

자고로 멈출 때 멈추고 그칠 때 그칠 줄 아는 것은 최고의 지혜요, 지략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일전에 치른 우리나라 총선에서 낙선한 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칼집이 없으면 잘 드는 칼에 내가 베이고 브레이크가 고장 나면 잘 나가는 차가

사고를 치는 법, 내가 잘 나갈 때 제어할 방법이 없으면 그것이 모든 화의 근원이

되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니던가.

김창준! 그는 ‘삼선(三選) 이상은 하지 않겠다고 선서까지 해놓은 상태였지만 그

걸 누가 기억하랴,’하고 네 번째 출마했다가 곤욕을 치르며 낙선하고 말았다.

낙선하면 낙선에 그치지 않는다.

정치자금 의혹의 소용돌이에 애써 키워온 회사도 거덜 나고 가정마저 파탄 내고

야 잠잠해졌다.

완전히 추락한 후 그가 찾은 곳은 어릴 때 놀던 고향 인왕산 자락 골목길이었다

고 한다.

산등성이에 드문드문 핀 들꽃들이 김창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미연방 하원 금배지를 달고 위세를 피우던 때는 보이지 않던 꽃들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후 아니 모든 것을 잃은 다음에 비로소 그 보잘것 없은 들꽃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꽃이 보여야 비로소 진짜 자기 인생이다.

밤하늘의 별은 어두워야 보이는 법이다.

살아가면서 제일 어려운 게 멈추고 그치는 일이었다.

한 번 재미 본 일이라 멈추고 그치지 못해 화를 자초한 때도 허다했다.

인생을 낭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쳐야 할 때 그치지 못하고 관두어야 할 때

버티기 때문이다.

공자나 맹자의 가르침은 ‘나아감’과 ‘채움’’이고 노자나 장자의 가르침은 ‘비움’과

‘그침’ 인데 우리는 나아가고 채움만 배웠지 그치고 비움을 통 배우지 못했다.

지나고 보니 ‘멈춤과 멈추지 않음‘ 의 사이가 성공과 실패의 분수령임을 늦게나마

깨닫는다. 아시아의 최고 갑부로 알려진 리카싱이 “멈춤을 안다 는 지지(知止)”

현판을 사무실에 걸어놓고 늘 마음에 새겼다고 전해지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