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형설지공(螢雪之功)
  • 2024-04-11
진서리

형설지공(螢雪之功)

조선 중종 때 문신(文臣), 반석평(潘碩枰)은 본래 노비였다.

하지만, 같은 나이 또래의 주인집 아들이 글을 배우는 것을 마당을

쓸면서 귀동양해 문리(文理)을 터득했다. 주인집 아들이 통감절요

(通鑑節要)를 읽자 그 책을 어렵사리 잠깐 빌려 그보다 더 일찍 책

을 뗄 정도였다. 글을 듣는 족족 외우고 글씨는 땅바닥에 쓰며 익혔

다니 옛날 ’반딧불‘ 로 글을 읽고 ’흰 눈‘빛 아래서 책을 보았다는

“형설지공(螢雪之功)”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요즘이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평생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잘 되어있지만, 예전에는 책을 보기 위해 불을 밝힐 수 있는 기름조

차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낮에는 들에 나가 일을해야 했고

밤에 책을 보고 싶은데 불빛이 없으니 주머니에 빈딧불을 잡아넣고

그 빛으로 책을 읽고, 겨울에는 창가에 앉아 소복히 쌓인 눈 빛에 의

해 책을 읽어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다는 뜻으로 ’螢雪之功‘ 이라는

고사성어가 전해지고 있다.

이런 반석평을 기특하게 여긴 주인은 그의 노비 문서를 불 태우고

후손이 없는 친척 집의 양자로 들였다. 이로써 양민이 된 반석평은

연산군 때 진사 사시에 합격한 후, 다시 중종 때에는 문과 병과에

급제하고 훗날 형조판서를 거쳐 중추부사에 이르렀다.

정말이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반기문이 그의 직계 후손이란다.

바닥에 있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다. 거기서 더는 꿈을 꿀 수 없는

것이 두려운 일이다. 인류역사상 36년이라는 식민지 시대를 거쳐

꼬박 3년 넘게 치러진 잔혹한 전쟁을 겪고도 그 폐허에서 잡초처럼

일어나 이만큼 흥한 나라는 지구상에 오로지 우리나라 한국뿐이다.

변변한 자원도 없고 밑천도 없었던 나라에서 도저히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폐허를 딛고 잘 살아보겠다는 꿈 하

나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

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실로 맨땅에서 마천루를 이룬 셈이다.

자고 나서 보니 선진국이었다는 자부심이 팽배했었다.

정작 문제는 지금이다.

풍요의 단맛을 본 대한민국은 바닥의 정신을 상실한 채 허공에 붕붕

떠 있다. 눈떠 봤더니 원점회귀, 제자리로 추락하고 있다.

이 땅의 정치지도자들이 각성해야 할 현주소가 아닌가.

‘땅에서 넘어진자, 땅에서 일어선다.“고 했다.

개인도 기업도 나라도 쓰러지고, 넘어지고, 추락할 수 있다.

하지만 넘어진 곳에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에 의해

서 세상은 다시 일어선다.

추락한 곳에서 다시 날게 짓을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세상은 다시 창

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