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자필반(去者必返)
불교 경전에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했다. 만난 것은,
헤어지게 되고, 떠난 것은, 반드시 되돌아온다. 는 말이다. 파생시장에서 수 없
본다. 이어려서부터 어머니께서 ”침밷고 돌아선 우물 다시 먹게 된다“ 는 말씀
을 자주 해주셨다. 철이 들면서부터 이 말을 왜 해주셨는지 이해가 되었다.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던가. 만남은 기쁘고 아름다웠는데 이별이 더러워서 수 많은 불상사가 끊임
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뉴스에서 본다.
시인 천상병은 ‘귀천(歸天)‘ 에서 이렇게 읊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 고 말하리라......‘
시인은 죽음을 ’돌아간다.‘로 표현하고 있다.
하늘로 돌아간다는 말은 땅으로 돌아간다는 말과 일치한다.
동양에서는 天地人을 합성어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고개를 들면 ㅍ하늘이고, 내려다보면, 땅이고 그 천지 사이에 인간이
살고 있으니 인간은 천지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천지는 만물을 낳고, 만물은 천지로 돌아간다는 의미 아닌가.
공자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관심이 없었다.
죽음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게 그 이유였다.
제자가 공자에게 죽음이 무엇인지 묻자. 공자는 ”아직 삶에 대
해서도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고 대답한다.
공자는 사후 세계가 없다고 단언하지도 않지만, 있다고 하지도 않했다.
뿐만 아니라. 귀신에 대해서도 ’경이원지(敬而遠之)‘하라고 했다.
공경은 하되,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행동이다. 되도록 멀리
하라는 말이다.
있다, 없다, 하면서 싸울질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이니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하라. 가까이도 멀리도 할 것 없다. 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동조하는 편이다. 만일 귀신이 없다고 해봐라. 사람들이 선행을
베풀면서 살겠는가. 종교에서 말하는 지옥이나 천국도 있다고 해야 종교의 궁
극적 목적인 ‘사랑’의 실천이 따를 것 아닌가.
신이 없다고 하면 “신독(愼獨)”하는 삶을 살겠는가.
보는 이가 있든 없든 아무도 보지 않을 때라도 삼가고 조심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가면(出) 삶이고, 들어가면(入) 죽음일 뿐이다.
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과정은 우리가 출입문을 드나드는 것과
같을 뿐이라는 것이다. 피어남이 있으면 사그라짐이 있듯이 삶
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생과 사는 대등한 것이다. 그러니 있을 때 잘 해야지......
20년간 2.800 여명의 환자들의 마지막 길을 지켜본 일본의 한
호스피스 전문의 말이다.
인간은 죽음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지금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나는 살면서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을 좋아했다.
그래서 만남과 헤어짐을 따로 생각하지 않았다.
잘 만났다면 헤어짐도 잘 헤어져야 한다. 는
입장이다. 살면서 수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짐이 있었다. 그래서
행여라도 나한테 섭섭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상대가 있다면 언제라
도 찾아가 매듭을 풀고 싶다. 성경은 ‘땅에서 풀어야 하늘에서도 푼다’.
고 했으니 말이다.
‘지나가면 끝이고, 헤어지면 끝나고, 죽으면 끝이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는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 인간관계를 맺더라도 헤어짐과
이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았다
‘만남’이 그리 좋았다면, ‘이별’도 그래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종(終), 즉 마침이 있다.
다시 볼 일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시작과 마침은 별개의 것이 아니고 순환의 개념이기 때문이다.
유학에서는 “군자(君子)의 죽음을 종(終)이라 하고, 소이(小人)
의 죽음을 사(死)다.“ 라고 표현했다. 죽음은 노력이 필요없지만,
마침은 기다림과 이해와 노력이 따른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에 대한 일화가 있다. 어느 날 타고르의 하인
이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 1시간이 지나면서 속이 타
들어갔다. 2시간이 지나면서 타고르는 하인를 해고 시킬 것을 다
짐했다. 점심때가 되어 서야 모습을 보이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타고르는 당장 나가라고 고함을 쳤다.
청소를 하던 하인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제 어린 딸이 어젯 밤에
죽었습니다.라고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