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유대와 약한 유대
사회적 관계를 파악할 때 자주 대화하고 친밀하게 느끼는 사람들로 이
루어진 내적 서클을 “강한 유대”, 간헐적으로 만나거나 우연히 만나는
지인들로 이루어진 외적 서클을 “약한 유대”라고 불렀다.
그런데 사람들은 강한 유대 관계보다는 약한 유대 관계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래노베터는 보스턴에 있는 282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이 “약간 아는 지인”을 통해 일자리
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84%가 가끔 마주치는 정도의 약한 유대를 통해 직업을 얻은 것이다.
친한 친구를 통해 일자리를 얻은 이는 소수였다. 직업을 소개 받거나 새
로운 정보를 습득할 때 가족이나 친한 친구보다는 아주 가끔씩 연락하는
지인들이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나도 젊은 시절 여러 차례 이직을 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마다 별로 친
하지 않은 지인들의 추천을 받았었다. 강한 유대 관계를 가진 가족이나
친지는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정보를 얻고 비슷한 판단을 내리
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지인들은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정보를 접
하고 다른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관계를 맺으며 자라온 젊은 세대들은 오프라인
교류보다는 온라인 교류가 훨씬 더 익숙하다. 예전 같으면 여행을 갈
때 강아지 밥 주는 정도의 일은 스스럼 없이 옆집의 도움을 받는 경우
가 흔했다. 하지만 지금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고 교류가 부족
한 현대인들은 자신의 힘으로 오롯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
이다. 말하자면 급할 때 이웃 대신 대행서비스에 의존한다.
옆집에가서 인사를 하고 불필요한 관계를 맺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쉽
게 관계를 맺고 끊을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친구나 가족 가까운 직장 동료들 이른바 “강한 유대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 정보를 줄 것이라고 기대 하지만 아니다.
실제로는 얼굴만 익힌 사람이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중개 플랫폼”이 진화하면서 “약한 유대 관계”를 오
히려 더욱 강화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
그러니, 사소한 인연이라도 끈을 싹뚝 자르지 말고 전화번호도 함부로
정리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 그때 가서 자르고 정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