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몸이 먼저다.
  • 2023-01-19
진서리

몸이 먼저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다. 건겅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건강을 잃고 눕게 되면 그때 서야 삶에서 무엇이 본질이고 비본질인지 스스로

알아차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몸을 잃는 이유는 간단하다.

욕망과 능력의 간극이 크게 생기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질병의 원천이 된다.

능력은 되지 않는데 욕심만 앞서가기 때문에 건강을 잃는다.

자본주의 사회란 돈이 나를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80세 중반

을 넘으면 돈이 나를 지켜주지 못한다. 건강할 때 가진 돈은 자산이지만 병든 뒤에

쥐고 있는 돈은 그저 유산이다. 사람들은 돈으로 안 되니 신(神)으로 가는 거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마이너스 건강법”을 중히 여겼다고 전해진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질 좋은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음에도 덜 먹고,

덜 쓰고, 덜어내고 배설해야 한다는 마이너스 건강법을 주장한 것이다.

몸과 마음이 잘 조절되지 못하면 뇌질환(치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 인생은 젊을 땐 연필이고 나이 들어서는 지우 게를 써야 하는 법이다.

우리는 멈추고 쉬어야 할 때 멈추지 못하고 쉬지 못해 건강을 잃는다.

우리 몸이 원하는 것은 순환인데 특히 술, 흡연, 불안, 섹스 이런 것들은, 조절이 잘

안 되는 것들이다. 생리와 심리가 잘 순화되면 만사가 막힘없이 풀리는 법 아닌가.

몸 근력을 길러야 하지만, 마음의 근력도 길러야 한다. 그러자면 욕심을 내려놓고

독서와 명상에 힘써야 한다. 그런데 명상과 독서는 젊은 시절에 습관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글 한 줄도 읽기가 어렵다. 아직 젊다고 큰 소리 치지 말라.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세월을 이길 사람 없다.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절친했던 선배가 요양원으로 들어갔다.

요양원은 살아서는 못 돌아오는 고려장이다.

요양원에서의 삶은 “생즉비생(生卽非生)”이다.

누구도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삶을 살다가 마침내 삶의 끝자락에 도착하는 곳이다.

누구도 마지막 한걸음은 이렇게 혼자서 외롭게 간다.

누구도 나의 죽음을 대신해줄 수 없다.

오로지 홀로 맞이해야만 하는 두려운 사건이다.

사람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철저하게 혼자된다는 것이다.

죽음은 거의 홀로 겪는다. 죽은 자는 아무것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죽음은 침묵 아닌가. 죽은 자는 죽었기 때문에 죽음을 모르고, 산자는 죽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을 알 수 없다. 죽은 후는 죽은 자의 몫이 없다. 산자 들의 몫이다.

죽은 자가 행여 유산을 남기기라도 하면 자녀들끼리 서로 눈치를 보게 되고 화목을

잃게 되는 것은 뻔한 사실이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건이다.

이제, 남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나이

가 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보호자 역할에 충실했으나 이제 보호받아야 할 처지로 바

뀌어 가고 있다. 수면 위내시경을 해야 할 상황인데 보호자를 대동하라고 한다.

아직까지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진료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과 걸레스님 중광의 “괜히 왔다 간다”는 익살스러운 묘비

명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