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처세(處世)
  • 2023-01-13
진서리

처세(處世)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백성은 백성다워야 나라가

잘 돌아갈 터인데 잘되면 자기 탓 잘못되면 남 탓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정치

판을 보면서 나갈 때와 물러설 줄을 아는 진정한 현자는 없는지, 답답한 심정

으로 <수레에 맞서는 사마귀>라는 고전을 새겨 본다.

장자에“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우화가 나온다. 중국 제나라 임금 장공이

수레를 타고 사냥을 나가는데 작은 벌레 한 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치켜들면

서 수레바퀴를 칠 듯이 덤벼든다.

"허 맹랑한 놈 일세, 저게 무슨 벌레인고?”

"사마귀라는 벌레입죠. 앞으로 나갈 줄만 알지 물러설 줄은 모르는 놈입니다.”

장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벌레가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용맹스런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

비록 미물이지만 그 용기가 가상하니 벌레가 상하지 않도록 돌려 가도록 하라”

장공은 미물이 앞뒤를 가라지 않고 제 존재를 드러내는 모습에서 용맹성을 본

것이다. 제가 가진 모두를 버려 뜻을 세우고 구하는 일은 미물일지라도 기릴 만

하다. 고 말 한다.

장자는“무실(無失)이면 무득(無得)”이라고 했다.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면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매사에 물러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 아닌가.

하지만, 나서야 할 때가 있으면 물러설 때가 있는 법이다.

때가 아니면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하지 그 분별을 모르고 일삼아 억지로 나서면

화를 부른다. 수레에 맞서는 사마귀의 어리석음이 밉지는 않겠지만, 제 분수도

잊고 달려오는 수레를 막아선다면 그 운명은 어찌 되겠는가. 어리석은 사마귀처

럼 제 처지나 분수를 잊고 무모하게 대드는 사람을 빗대 “당랑지부(螳螂之斧)”

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당랑지부들이 설처대는 판을 보면 어처구니 없다.

“훌륭한 장수는 섣불리 나서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을 궁구한다.

그리하여 한 치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한 자 뒤로 물러 난다.”고 노자는 말한다.

세익스피어의 <리어왕>에서 늙은 백작은 인간성의 한계를 자각한 뒤에야 이렇게

읊었다. 고 전해 진다. “눈이 보일 적에 나는 오히려 헛디뎌 넘어지곤 했다

이 보이지 않는 자는 조심하는 까닭에 넘어지지 않지만, 눈 뜬 자는 오만함과

경솔함 때문에 작은 돌부리에도 넘어지는 법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