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고독사(孤獨死)
  • 2023-01-09
진서리

고독사(孤獨死)

고독사란 주변 사람과 단절되어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경우를 말한다.

죽을 때조차 홀로 쓸쓸히 죽고 나서도 아무도 몰라 시신이 여러 날 방치된다는 뉴스를 가끔

듣는다. 유트브를 통해서 고독사 현장을 치우러 가는 업체의 후기 영상을 보게 되면 대부분

현장은 불결하기 짝이 없다.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는 챙겨주는 사람이 없이 홀로 시신을 지

키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면 가슴이 멍해졋다. 장례지도사들처럼 매일 시체를 대하는

이들 말고는 일반인들이 시체를 직접 마주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누구라도 야산에서

소나무에 목이 매여 있는 변사체를 보거나 문을 열었을 때 목맨 시체가 매달려 있기를 원하

는 사람은 없을 것 아닌가.

얼마 전에 자녀가 하나도 없는 홀홀 단신인 내 누이 동생이 고독사를 당했다 고령인데 다가

인가도 드문 숲 속, 혼자 살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환경이여서 늘 노심초사했는데 최악의 상

황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동생이 죽었다는 슬픔보다는 유족이라고는 형제들 뿐인데 장례

치룰 일이 걱저이 앞섰다. 다행이도 함께 이동하고 있던 막내 동생이 형, 걱정하지마, 장례

비용이 모자라면 내가 해낼 거라는 말에 위안도 되고 의지가 되어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신이 도왔는지 몇 해 동안 죽은 동생의 손발 노릇을 해오던 마을의 택시 기사가 집사 노릇을

하고 있었기에 119로 연락을 하고 시신을 수습해 경찰 입회하에 병원에 가서 사망진단서를

받아 장례식장으로 옮길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기사야 일정한 입금을 받고 한 일이지만 이

런 일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지 않은가. 너무도 고맙고, 감사했다. 평소에 지병이 있어 병원

찾는 횟수가 이틀이 멀다 하고 드나드는데, 형제들이 있다 해도 고령인데 다가 이동 거리가

멀어 수시로 방문할 수도 없었다. 나는 그 기사를 절친한 형제 같다고 늘 상 가깝게 대해 주

었다. 그래서 동생이 살아있을 때 이런 말을 했다. 혹여 동생이 죽게 되면 형제들이 유산을

상속받게 될 터인데 그때 기사도 n분의 일로 해야 한다. 고 말했었다. 그런데 오빠는 왜 기사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하더라는 말을 듣고 그래,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싫어하

지. 아직 나는 죽고 싶지 않은데, 그말 아닌가.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유언으로 남겼어야지,

안타깝다.

하여튼 장례 절차에 따라 냉동고에 있는 시신을 꺼내 확인절차를 밟는 것으로 부터 입관, 화

장, 수목장 절차까지를 모두 마쳤다. 이후 삼우제를 지내야 하고 49제를 지내야 하고, 천도

제를 지내야 한다는 형제들이 있었지만, 나는 여기까지만 이었다. 왜, 귀신의 문제이기 때문

이다. 논어 옹야편에 보면 공자의 제자 번지가 귀신 섬기는 일에 대해 묻자 공자의 대답은 이

러 했다. “ 경이원지(敬而遠之) ”하라, 겉으로는 공경하는 채 하면서 오직 멀리 하는 게 지혜

이니라. 사람이 살아있을 때도 제대로 섬기지 못했거늘 어떻게 귀신을 섬긴단 말이냐, 괜히

귀신이 있다 없다. 하면서 다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모든 종교의 핵심은 선행 즉 사랑이다. 지옥과 천국이 있다고 하는 게 없다고 하는 것보다 좋

지 않은가. 그래야 선행을 베풀고 지옥으로 가지 않고 천국을 가기 위해 이웃을 사랑할 것 아

닌가. 팔만대장경 중에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전이 천수경인데 그 핵심은 “수리 수리 마하 수리

사바하” 깨긋 해져라, 깨긋 해져라, 매우 깨긋 해져라.라는 뜻이다. 49제나 천도제도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祭)가 아닌 제(齊)다. 부정한 것을 모두 물리치고 몸과 마음을 깨

긋하게 하는 예식이라고 전해진다.

사람들은 죽고 나서 무엇이 될 것인가는 매우 궁금한 일이다. 부처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

지금, 네가 말하고 행동하는 거 그대로 된다.”그렇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이 빛나는 것이

다. 죽음이 삶의 우선순위를 깨닫게 하기 때문에한 번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천국이

나 천당은 도피처가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에 천국 같은 기쁨과 환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오해할 것 없다. 지금의 삶이 짐승만도 못하 게 살면서 천국을 기대해서야 되겠는가. 좋건 싫

건 이 삶이 언젠가는 끝난다. 죽음은 어절 수 없는 것이지만, 죽음에 대한 태도는 어쩔 수 있

어야 하는 것 아닌가.

부처가 열반하기 직전에 제자 아난다가 묻는다.

부처님 떠나시면, 누굴 믿고 의지 해야 합니까? 부처는 “자등명, 법등명하라고 답했다.

무슨 뜻인가. 누구에게도 무엇에도 의지할 생각 하지 말고 “자기 자신과 법(경전)”을 등불로

삼고 정진하라 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