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재앙(災殃)을 비껴가자
  • 2023-01-08
진서리

재앙(災殃)을 비껴가자

나는 어려서부터 산(山)이라면 마냥 좋았다.

산에 있을 때면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자유스러워졌다.

높은 산 봉우리에 오르면 더 행복했었다.

복잡했던 삶이 단순해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등산 배낭을 메면 길이 끝날 때까지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 아닌 것 같다. 나도 항상 젊을 수 없다. 변하지 않는 게 있던가.

몸도 마음도 노화하는 속도가 빠르게만 느껴진다.

나에게도 고단하고 외로워질 때가 왔다.

이제 내려놓아야 하며 변해야 한다.

새해 들어 둘레길보다는 조금 높은 7부 능선을 따라 천천히 걷기로 다짐했다.

어떻든 산행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아무도 나를 꺾을 수 없을 것이다.

산속에서 산신(山神)이 나를 데려갈 때까지.

아니 이제 지쳤으니 그만 데려가 줄 수는 없는지.

채근담에 “꽃은 반쯤 피었을 때 보고, 술은 적당히 취했을 때가 좋아 보인다.

만약 꽃이 활짝 피고, 술에 흠뻑 취하게 되면 재앙(災殃)을 불러 온다. 고 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을 경계하는 말이다.

길고 짧음은 한 생각에 말미암고, 넓고 좁음도 한 마음에 달렸다.

한 곳에 딱 머물러 집착하게 되면 그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이 시작 되는 법이다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했다. 재앙은 혼자오지 않고 동무해서 온다는 말이다.

살짝 비겨가자.

고창 선운산을 등반하고 미당 서정주의 문학관에 들른 적이 있다.

그가 만년에도 기억력 감퇴를 막기 위해 5대양 6대 주에 높이 솟아 있는 1.628

개의 산 이름을 암송했었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이 또한 집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