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과불식(碩果不食)
주역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씨 과일은 먹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동서고금의 수많은 언어 중에 가장 아끼는 희망의 언어다.
절망을 희망으로 일구어내는 보석 같은 금언이기 때문이다.
석과불식은 고난과 역경에 대한 인내와 희망의 언어다.
씨앗이 중요한 이유는 한 알의 작은 씨앗이 자라 온 들과 산을 덮는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 찬다.
땅에 심어 새싹으로 키워내고 다시 나무로, 숲을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절망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길어 올린 옛사람들의 오래된 지혜이고
의지다.
성경에 나오는 ‘겨자씨’는 가장 작은 것을 가리 킬 때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이 작은 씨앗이 3미터 이상 자라 숲을 이루고 공중의 새들이 와서 깃들인다.
예수가 말하기를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큼만 믿음이 있으면 이 산(山)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질 것이다.
너희가 못 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겨자씨는 희망과 기다림(인내)의 상징이다.
빨리빨리를 외치고 눈앞에 당장 결과가 보여야 만 하는 현대인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 전국 1.500개 매장에서 하루 100만 명 이상이 찾는 국민 가게
”다이소“는 연 매출 3조 원의 회사가 되었다.
창업주 박정부 회장은 <1.000 원을 경영하라>는 책에서 성공비결을 밝힌
바 있다 . 미국의 1달러 숍, 일본의 100엔 숍을 벤치마킹해서 차별화시킨
성공사례다. 예수가 말하는 <겨자씨>도 박벙부씨가 말하는 <천원> 경영도
씨앗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옛날 농경사회에서 씨(종자)까지 먹어 치운다거나 팔아먹는 사람을 희망이
없는 사람으로 여겨 ‘씨팔놈’ ‘씨팔년’ 이라고 비난했던 상스러운 욕이 있었다.
요즘에도 종자 돈까지 다 날리면 가망이 없는 사람 취급하여 x 할놈, x 할년
이란 욕을 먹게 된다. ‘석과불식’은 단지 한 알의 씨앗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
라, 우리가 지키고 키워야 할 희망의 철학이다.
역경을 희망으로 바꾸어 내기 위해 꼭 남겨 두어야 할 씨 과일, 어떻든 종자
돈 마저 함부로 써버리면 내 돈 없어지고 욕까지 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