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神技)
신기란 신이 부리는 기술이라는 말로 완벽에 다다른 기술이나 재주를
뜻한다 .“포정해우(庖丁解牛)”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포(庖)는 요
리사, 정(丁)은 백정을 가리키고, 해우(解牛)는 소를 해체한다는 뜻
이다. 다시 말해서 포정은 소를 잡는 천한 일에 종사하는 당시 백정이
다. 그는 천한 일을 하면서도 그 일에 정진해서 마침내 도에 이르렀다.
그 솜씨가 얼마나 숙달되었는지 살과 뼈를 해체하고 분리하는 칼의
움직임이 춤과 음악을 연주하는 듯했다. 고 한다.
어느 날 포정이 궁중 잔치에 쓰일 소를 잡는데 우연히 임금(문혜군)이
지나다가 포정의 소 잡는 모습을 보고 임금이 물었다.
“네 재주가 어떻게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르렀는가?
“감히 말 하건 데, 저는 기술을 넘어 도에 이르렀습니다.”
소를 잡을 때 처음 1년은 소의 겉모습만 보였습니다.
3년이 지나자 소의 겉모습은 보이지 않고 부위별로 보였습니다.
10년이 지나자 소를 마음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포정은 소를 잡는 기예가 최고의 경지에 이른 고수다.
포정은 소를 잡을 때 정신으로 대하지 눈으로 보지 않았다.
소를 잡을 때 칼이 들어갈 틈이 보였고 칼이 지나갈 길이 열렸고 칼
은 그 길을 따라 움직이면 그만이었다.
포정의 칼과 소는 하나가 되었다. 마침내 ‘신기(神技)’에 이르렀다.
소가 포정이 되고 포정이 소였던 것이다.
포정의 손놀림에는 어떤 부딪침도 없이 바람 같은 자연스런 흐름만 있
을 뿐이다. 소의 몸을 해체하는 칼 놀림은 마치 바람이 제 길을 따라 흐
르는 듯했다.
하지만, 일반 백정들의 칼은 무리하게 뼈에 부딪쳐 무뎌져서 달마다 칼
을 바꿔야 했지만, 포정의 칼은 19년을 써도 방금 숫돌에서 갈아 나온
것과 같이 변함이 없었다. 요즘도 대형 정육점에 가면 소를 해체하는
요리사들 수십 명이 일하고 있는데, 그들의 월급이 평균 500만 원에 이
른다. 고 한다.
통일 신라 시대 유명한 화가 솔거가 황룡사의 벽에 소나무(老松)를
그리자 그 그림이 실물과 똑같아 새가 그 소나무에 앉으려다가 벽에
부딪처 죽었다는 일화가 있다. 솔거나 포정처럼 ‘신기(神技)’를 지닌
넘사벽’이 되어야 시장에서도 살아남을 것이다.
“수적천석(水滴穿石)”! 작은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결국엔
돌에 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 사자성어다. 꾸준함만이 꿈을 이루는 해
답 아닌가. ‘좌고우면’ 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혼자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