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타산지석(他山之石)
  • 2022-11-06
진서리

타산지석(他山之石)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의 하나인 시경의 소아편에 나오는 이런시가 있다.

즐거운 저 동산에 박달나무 심겨있고, 그 밑에는 다닥나무도 있네

다른 산의 돌(石)이라도 이로써 옥(玉)을 갈 수 있다는 ‘타산지석(他山之石)“

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겨난다. 다른 사람의 하찮은 언행이라도 자신의 지덕을

닦는 데 도움이 된다는 교훈으로 쓰인다. 쉽게 풀어보면 다른 산의 거칠고 못

난 돌이라도 그것을 숫돌로 쓰면 자기의 옥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니

돌은 소인에 비유하고 옥은 군자에 비유된다. 그래서 군자도 소인에 의해 수양

과 학덕을 쌓아갈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일 게다.

공자도 이런 말을 했다. 삼인행필유아사언(三人行必有我師焉)”이라.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만한 사람이 있다. 는 말이니

어디라도 자신이 본받을 만한 것이 있다는 뜻이다.

내가 청년 시절 시골 초등학교를 빌려 진학을 못하는 학생들 야학을 3년 동안

한 적이 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새마을 눈동’이 창일 때였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 마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라는 새마을 노래가 확성기를 통해 울릴 때였다.

그 시절에 야학에 공부하러 온 자식을 무슨 얼어 죽을 공부야고 끌고 나가는 학부

모도 있었다. 그렇게 공부를 했던 제자들이 매년 모임을 갖는다. 그때마다 초대를

받고 시간이 허락하면 참석한다. 수는 많지 않지만, 각자 그 시절의 참소리와 헛소

리들을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같이 한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제자

들을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즐거운 만남이었는데 어쩐지 슬프게만 느

껴진다. 이 슬프고 쓸쓸한 느낌은 그들과 함께 밤을 새울 수 없는 노년이 되었기 때

문이다.

“누가 100살을 살 수 있으랴.

지나간 날은 멀고 올 날은 짧으며,

올라가는 기세는 더디고, 내려가는 기세는 빠르다”

라고 읊은 작가 오광훈의 글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천지간에 홀연히 모였다가 홀연히 흩어진다.

구름과 안개가 사라지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세상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귀한 모임도 시간 속에 풍화된다.

그래서 너도나도 휴대전화기를 꺼내 사진을 찍어 그 귀한 시간을 박제하려한다.

지난달 29일 핼러원 축제로 이태원에 최악의 끔찍한 참사가 발생 156명이, 1994년

에는 성수대교 붕괴로 49명이, 1995년에는 삼풍백화점 붕괴로 500여 명이, 20년 전

미국의 9.11테러는 맨허튼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110층짜리가 사라지

면서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처럼 인류는 멍청한 짓들을 반복하고, 환경은 꾸준

히 망가져 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모두가 불멸을 꿈꾼들 무슨 소용인가.

올해 핼러원 축제로 압사당한 이들의 명복을 비는 애도 기간이 오늘로 마감한다고 한다.

이번 참사 과정에서 이 나라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저 사람들처럼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사자성어를 되씹어 본다.

제자들을 남겨두고 먼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제자들이 오늘 나의 언행을 보면서 " 타산지석 (他山之石)으로 삼고 "반면교사(反面敎師)

로 삼을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