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의례
일정한 지위나 상태에서 다른 지위나 상태로 넘어갈 때 행해지는 과정을 통과의례라 한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방주네프에 따르면 세 단계의 의례를 거친다고 했다.
그 첫째는 <분리>의 단계로 이전의 상태로부터 결별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옛 존재의 죽음인 것이다.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이전의 존재가 죽지 않고 어떻게 새로운 존재가 될 수 있겠는가.
구약시대 <한나>라는 여인이 기도와 서원으로 아들 사무엘을 낳았다.
이 여인은 아이의 젖을 떼자마자 성전으로 데려가 대제사장에게 맡겨 성전에서 자라게 한다.
어린 자식을 떼어내는 엄마의 마음은 이별과 상실이라는 엄청난 아픔이었지만, 그 아들이
이스라엘의 역사를 바꾼다.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은 모성애를 합일과 분리라는 두 가지 요소로 분석한다.
합일이란 자식과 함께 있고 싶고 함께 살고 싶고, 운명을 함께 하고 싶다고 바라는 모성 본능
이다. 그러나 합일의 열정만으로 자식을 훌륭하게 키울 수는 없다.
분리의 열정이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둘째는 <전이>의 과정이다.
전이란 분리 이후 혹독한 고난을 거치는 단계다.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는 40년의 광야를 거쳐서 신을 만나고, 석가모니는 6년의 수행을
거쳐 붓다가 된다. 모세나 석가모니는 궁이라는 금수저의 삶의 조건을 결별하고 전이의 혹독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셋째는 <통합>이다.
통합이란 분리와 전이의 과정을 통과해 새로운 지위에 오르는 것을 의미 한다.
이렇듯 우리의 삶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이전의 존재와 결별하는 상징적
죽음을 경험하고 전이의 단계에서 혹독한 시련을 감당하고 이겨내야 한다.
지금 나만의 시련과 고난으로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그것을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
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