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誘惑)
대학에 다니는 손녀가 할아버지 저 남친 생겼어요! 카톡을 받았다.
어떻게 생겼는데? 킹카! 거기에 능력도 있다고 자랑이다.
어떻게 유혹했지? 고 물으니 대답은 안 하고 약간 걱정이 되어 할아버지께
자문을 구한다는 것이다. 오래 사귀고 싶은데 행여 깨질까 봐서 그런 것 같다.
성경 <창세기>를 보면, 여자는 뱀에게 유혹을 당하고 뱀에게 유혹을 당한 여자는 또다시
남자를 유혹한다. 정령 죽게 될 것이니 금단의 열매인 사과를 먹지 말라는 약속을 어긴 이
들에게 신의 저주가 내린다. 뱀은 평생 배로 기어 다녀야 하고,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겪게
되고 남자는 먹고살기 위해 평생 일을 하다 죽게 되리라. 성경에 의하면 인류 역사는 선악
과를 먹은 남녀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 것으로부터 시작 된다.
나는 TV프로 중에 <동물의 농장> 보는 걸 즐긴다. 유혹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새들의 노랫소리도,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도, 매미의 울음소리도, 반딧불의 불빛도, 노루의
사향도 이 모두가 유혹의 수단과 방법 아닌가.
모든 생명체는 유혹의 성과만큼 존재를 이어간다.
어떤 생명체도 지속하고 번성하려면 유혹이 필요하다. 생명은 밀고 당기는 긴장을 견뎌내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고 결국 죽게 된다.
이처럼 인류역사는 유혹이 문화가 되고 이제 일상화 되었다.
유혹은 연인 사이에서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정치인들도 유권자를 유혹해야 하고, 시장은
고객을 유혹해야 살아남는다. 즉 유혹은 생존을 위한 사투나 다름없다. 유혹의 힘으로 생존
하고 유혹의 힘이 빛바래면 그로 인해 추락하고 만다. 유혹은 일과 사업에서도, 정치에서도
가장 핵심적 키워드가 되었다. 다시 말해 모든 비즈니스는 유혹이다. 그러니 유혹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내가 손녀에게 귀뜸 해주는 유혹의 기술이란 이런 것이다.
첫째 절대로 상대에게 내 패를 다 보여 주지 말라.
둘째 싫증 나지 않도록 새로움으로 유혹하라.
셋째 나만의 매력과 매너를 꼭 지켜라
넷째 불을 대하듯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다섯째 유혹은 부드러워야 한다. 하드가 아닌 소프트 파워다.
마지막은 쉬지 말고 다시 유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