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둔필승총(鈍筆勝聰)
  • 2022-07-02
진서리

            둔필승총(鈍筆勝聰)

 

어설픈 기록이라도 총명한 기억보다 낫다.’ 는 말로 기록이 기억을 앞선다는 뜻이다

조선 역사에서 제일가는 대학자 정약용, 서양의 상대성 이론을 완성한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정적들까지 포용할 줄 알았던 정치지도자 링컨, 발명가 에디슨이런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한 가지 공통점은 하나같이기록의 대가였다.

 

글로 무엇인가를 기록한다. 는 것은 사라지는 과거의 기억과 허공으로 흩어지는 말에 갑옷을 

입히는 과정이다.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큰 힘으로 기록을 제일로 꼽는다. 그래서 폐위된 조

선의 폭군 연산군이 한 말이 있다.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기록되는 역사뿐이다.” 

그는 기록되는 역사를 두려워 한 것이다.

 

백범 김구는 <백범 일지>라는 기록을 통해 독립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삶을 기록으로 남겨 

독립운동가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으며 다산 정약용은 수많은 정보를 기록해 자신의 

것으로 정리해 두었다가<목민심서>를 비롯해 154권의 책을 남길 수 있었다. 그가 모든 학문

에서 빼어난 성취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다른기록습관이 있었던 것이다.

 

기록의 대가들을 찾아 홀연히 배낭을 짊어지고 전남 강진에 있는 다산 정약용의 초당을 찾곤 

했다. 초당 뒷산에서 백련사까지를 오르내리며 그가 18년간의 기나긴 유배 생활 속에서 고난

의 세월을 어찌 보냈는지를 생각해보기 위해서다. 때로는 통영 한산도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을 모신 제승당을 수차례 찾기도 했다. 그는 절대 고독 속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

를 끊나니....라고 읊는다. 나라를 구한 영웅 이전에 그 치열했던 전쟁 상황 속에서도 하루도 빼

지 않고 기록해간 7년의<난중일기>에서 나는 치열함과 인간에 대한사랑과 정성’ 을 써 내려

간 한 인간을 또 생각해 본다.

 

아무리 많은 것을 접하고 남다른 경험을 했더라도 그것을 겪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흐름 들을 

기록으로 정리할 줄 모른다면 제대로 경험했다고 할 수 없다. 물론 기록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가장 바닥까지 내려가 밑천을 들여다보는  고통스런 작업

이다. 그래 누구나 함부로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한다. 그래도 글을 써보고 싶다면 한 줄이라도 

좋으니 써보자. 한 줄이 두 줄로 쌓이고, 세 줄을 쓸 수 있게 되며, 이윽고 한 페이지가 되고 한 

권의 책이 된다.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첫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는 순간

부터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들이 자기들끼리 밀고 당기며 스스로 문장을 만들어 낸다

첫 문장이 다음 문장을 부른다는 말이다.

 

한 줄이라도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인다는 것은 그만큼 글을 쓰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하는 훈련을 

반복한다는 뜻이 된다. 일단 쓴 다음에 시간을 두고 차차 고치고 다듬어 가면 되는 것이다.  

각이 글을 만들고 또 글이 생각을 만든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생각 근육이 단련된다는 말

이다.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내가 되고자 한다면  생각 근육을 키

우기 위해 독서를 통해 먼저 정보를 습득하는 게 필요하다.

 

 

 

코끼리는 엄청난 양을 배설한다. 엄청난 양을 먹었기 때문이다

많이 읽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의 시인 두보가 한 말이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모름지기 사내로 태어났다면 다섯 수레의 분량 정도의 책은 

읽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글 쓸 재료가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다섯 수레의 양이란 대략 5천에서 1만 권의 책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