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담장의 높이를 조절하자
  • 2022-06-08
진서리
담장의 높이를 조절하자

 

    미국의 자연시인 <프로스트>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고 했다.

우리 나라의 옛날 담장은 나무를 세운 울타리, 돌담, 흙담 등이 있었다. 이웃

집의 장독이 보일 정도로, 높지 않아 아낙네들이 빨래를 널면서 서로 쳐다보

며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내 집의 담이 높으면  다른 사람들이 들여 다 볼 수

없지만, 나도 밖을 내다보기 어렵다. 담 높이를 보면 이웃 간의 마음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담장은 삶의 범위와 영역을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담의 높

이에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좋은 담이란 담 높이가 적당한 담이다.  담이

너무 높으면 소통을 막고, 담이 너무 낮으면 경계가 무너질 염려가 있다.

 

  담이란 사람 간의 경계를 뜻하는 말이다.

나도 사람을 무척 좋아해서 여러 모임에 나간다. 사람이 좋고 분위기에 취해

서 금세 형 동생으로 부르게 되는데, 그러다 뜻밖의 문제가 생긴다.  너무 친

하다고 생각해서 어떤 사람에게 믿고 터놓았던 내 개인의 비밀이 어느 날 모

임 전체에 공유되어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그는 친하다는 과시로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무척 큰 상처였다한번  무너진  마음의

상처를 메우고 다시 원래의 궤도로 복귀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사람이 그리워서 나간 모임이지만, 결국은 사람 때문에실망하고 상처만

남는다. 술잔을 몇 순배 돌리고 나면 너무도 쉽게 뜨거워지는 사람들을 본다.

만나자마자 형, 아우, 언니 동생 관계를 강요한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대방의 프라이버시 영역을 아무렇지 않게 넘나든다. 마치  간과 쓸개를 모두

내줄 것처럼 말한다. 문제는 이해관계를 노리고 다가오는 사람들도 있다.

이 많거나 영향력을 미치는 상대이면 그럴수록 더욱 집요하게 다가온다.  

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의 편의에 따라 형 아우, 언니, 동생 관계를 쉽게 맺

었다가 헌 신짝처럼 금방 버리기도 한다.

 

  이웃과 친구가 되려면, 담장을 낮춰야 하지만, 좋은 이웃으로  롱런 하려면

최소한의 담장이 필요하다. 담장이 높아도 문제지만, 담장이 없으면 간혹 문

제가 될 때가 있으니 말이다일정한 간격 유지가 모임의  지속 가능을 가져

온다. 거리를 두지 않으면 서로 부딪히게 되고, 상처도 생기고, 결국은  불미

스런 일들도 생기기 때문이다. 간혹 금융사고도 발생한다. 마음의 담이 너무

높으면 신뢰에 금이 가기 쉽고, 담이 너무 낮으면 프라이버시가 무너지기 쉽

. 만나서 영혼이 풍요해지는 연결망이 있는가 하면, 갈수록 혼탁해지는 관

계도 적지 않다.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미국 가수 밥 딜런은  사람이 외로운 것은 사랑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해받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모든 사람에게 이해

받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다. 좋아하는 이들과 오래도록  지속하

려면, 지금부터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상수다. 우리 모두 담장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칼린 지브란은 <사랑을 지켜가는 거리>라는 시에서 함께 하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고 하지 않던가.

 

세월이 지나면서 담장의 높이가 부의 상징인 시대가 되었다.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남동, 성북동, 평창동에 가봐라. 장벽을 연상할 정도로  담장이 높고,

그것도 부족해서 담장 위로 철조망을 설치한 집들이 거의 다다. 하지만중국

의 만리장성도 독일 베를린 장벽도 30년 만에 무너져 모두 관광명소로 유지될


, 장벽 설치는 별 효용이 없는 것으로 증명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