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못하면 죽는다.
<장자>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북쪽 바다에 물고기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은 <곤>이다.
그 곤 의 크기가 몇천 리가 되는지 알 수 없는 정도다.
이 곤이 변해서 새가 되었는데 그 새의 이름이 <붕>이다.
이 붕의 크기도 몇천 리에 달할 정도로 크다.
붕이 힘차게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을 뒤덮는 구름 같았다.
붕은 바다의 기운이 움직여물결이 흉흉해지면 그때 남쪽 바다로
날아간다.”
붕이 바다의 기운이 움직여물결이 칠 때 그제 서야 바람을 타고 유유히
남쪽 바다로 날아간다. 자신의 날개를 지탱할 만큼 커다란 바람을 기다린
것이다. 붕이 남쪽 바다로 희망의 바다로 날아가기 위해 기다림처럼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기다림을 잊지 말아야 하지만,
바다의 기운이 움직여물결이 흉흉해질 때 날지 못하면, 떠나지 못하면 꿈
의 바다, 희망의 바다는 기대할 수 없다.
<벽암록>이라는 책에 ‘줄탁동시’라는 말이 나온다.
달걀은 자기 안에 이미 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흰자와 노른자로 생을 마감하는 게 아니라 껍질을 깨고 나와 세상과 하나
되는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안다. 그리고 그때까지 기다린다. 그 기다림이
달걀이 병아리가 되도록 만든다.
줄은 새끼가 안에서 어미를 부른다는 말이고 탁은 어미가 밖에서 쫀다는
말이다. 새끼와 어미가 안팎에서 동시에 알을 쪼아야 병아리가 살아 나온다.
병아리가 나올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어미가 알을 깨면 병아리는 죽고 만다.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구약성경>에 아브라함은 어느 날 꿈에 하나님이 나타나 너의 고향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라고 한다. 이제 변하라는 말이다. 바꾸라는 말이다. 더 큰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워지라는 말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새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알 속에서 보이는 세계가 전부인 줄만 아는 나를 떠나야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
곤이 붕이 되어 때를 기다렸다가 남쪽 바다로 날아가는 것처럼 당신도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