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의 생각
부처님께 귀의하고자 처음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세속적인 욕망,
재욕(財慾)과 색욕(色慾)을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는 승려교육의
기본이 되는 책,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 이 있는데 출가한
스님들이 처음 읽는 책이다. 책의 핵심이 ‘재색지화(財色之禍),
심어독사(甚於毒蛇)’라는 글이다. 재물과 여색의 화(禍)는 독사
보다 더 심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재물을 많이 소유하
고 예쁜 여인과 함께 사는 게 세간의 즐거움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
다. 하지만 재욕과 색욕은 다른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띌 수밖에 없
어 많은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되어 불행이도 추락하고 만다. 이 같
은 세속적인 욕망을 떨치라는 게 석가모니의 생각이었다.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불자들이 절에 와서 하는 상담들이란
대부분 남편의 사업(돈, 재물)에 관한 것이거나, 남편의 바람기에
관한 말들일 뿐, 생노병사(生老炳死)의 참 이치를 깨닫는 상담은
실로 보기 드물다고 한다. 돈과 애정문제가 아니면 이야기 거리가
없다. 재욕과 색욕은 사회지도층일수록 더 행해지고 있으니 할 말
이 있겠는가.
불가의 '계(戒)'는 다름 아니라 스스로 멈추는 일이다.
멈춤을 아는 것 ‘지지(知止)’야말로 고통에서 벗어나 세상을 평화롭
게 사는 지혜다. 절을 찾는 이유가 뭘까? 부처님을 닮고, 부처님처럼
되려고 하는 것 아닌가. 부처는 번뇌망상(煩惱妄想)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게 그 자리가 바로 극락이라고 가르친다. 달라이라마는 탐
욕(貪慾)의 반대는 무욕(無慾)이 아니라 지금에 만족(滿足)하는 것이
라 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점점 더 헛된 망상에 매달려 재욕과 색욕
만 좇고 있다고 한탄한다.
불교의 핵심은 공이다.
“색즉공(色卽空)”이란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 고정된 실체란 없다
는 말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뜻 아닌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붉을 수
없고 영원할 것 겉은 권세도 십 년을 넘기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게
어디 물질뿐이던가. 사람의 마음도 낫다. 머물다. 사라져버리지 않던
가.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랑도 잠시 머물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나버
린다.
“고통은 우리를 떠나는 것들 때문이 아니라, 그것들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부처는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