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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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대장경 중에 가장 많이 읽히는 경전이 ‘천수경(千手經)’이다. 이 천수경의 첫마디가 수리수리 마하 수리 수리수리 사바하 ‘정구업진언’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말조심하라는 메시다. 불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독송하는 경전으로 입으로 지은 업을 정화 시키는 참된 말로 부처님의 뜻과 가르침을 간직한 법어다. 요즘처럼 구업(口業)(거짓, 악담, 속임, 욕설,) 등이 난무하는 세상이 있었던가. 아무리 선거판이라도 그렇지, 부처님의 진언(眞言)으로도 잡히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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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용인으로 이사를 해서 살 때 광교산(582m)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 2회 이상 산행을 했으니 1년이면 144회 10년이 지났으니 1440회다. 간식을 먹기 좋은 자리, 한잠을 잘 수 있는 곳도, 책을 읽기에 좋은 곳도 눈 감고도 찾을 수 있는 산이다. 형제봉을 오르고 종루봉을 거쳐 시루봉을 찍고,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에 종루봉 8각정에 올라 ‘나옹선사의 시를 꼭 읊어 보며 말 수 적게 하고 살자고 구업을 짓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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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내려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 가라하네.
중약
번뇌도 벗어놓고 욕심도 벗어놓고
강같이 구름같이 말없이 가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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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광교산을 혼자서도 오르고 때로는 집사람과도 오르고 어떤 때는 손녀 6명을 데리고 앎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듯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손녀들이 산이 좋아서 나를 따라다닌 것이 아니라 하산해서 먹거리를 사주니까 그게 좋아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녀 들 중에 아직 누구도 산행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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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중에 젊은 등산객들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진다. 젊은 나이부터 삶의 방식을 바꾸어가는 모습이 좋아 보여서다. 우리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 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100세를 넘기며 살지, 재수 없는 놈은 120도 넘게 살지 모른다. 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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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어떤 이유로도 죽는다. 하지만 만성 질한으로 느리고 고통스러운 단계를 거치며 죽어야 할 이유는 없다. 심장병, 당뇨, 폐질환 같은 병은 갑작스럽게 죽지 않는 병이다. ‘병은 말을 타고 들어와 거북이처럼 나간다.’는 속담이 있다. 서서히 몸이 쇠약해지고 오랫 동안 병이 진행된다는 말이다. 누구든 할 수만 있다면 그런 상황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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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우리의 병을 완치해주거나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게 해주진 않는다. 언제 죽을지 선택할 수는 없지만, 건강하게 살다 떠날지, 육체의 고통을 하염없이 이고 살다 떠날 것인지는 선택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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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산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힘드니까 좋아요.’ 육체가 힘드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척박한 땅에서 핀 꽃이 더 향기가 짙다고 하지 않던가요. 높은 산의 정상에서 볼 수 있는 세상이 있습니다. 산을 오르다 삶이 끝날지라도 나는 산을 오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