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눈은 자꾸 주변세계를 두리번거리다가 정작 주시해야 할 목표물을
놓치는 실수를 하게 된다. 가령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살면 속 편하고 행복할
텐데 이 사람 저 사람 바라보는 버릇이 있어 갈등과 다툼을 경험하기도 하고
낙심하고 상처입고 추락하게 된다. 항상 우리의 눈을 점검하자. 보이는 것만
바라보지 말고 마음의 눈, 영적인눈도 살펴야 한다.
먹을 것, 입을 것이 부족하여 한 가문이 망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물질적 풍
요만 쫓다가 정신적 유산이 텅 비어버리는 바람에 가문이 멸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성경은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 하시겠다.고 말한다.
구약성경에 <아브라함>과 조카 <롯>이 갈라지게 되는 원인은 그들이 동거
하기에 땅이 좁아서가 아니라 소유가 많으니 동거하기에 더 좋 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소유의 풍성함에 눈이 묶여 더 소중한 것들을 놓쳤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이라” 잠깐 있다가 사라지는
안개와 같은 것들에 지나치게 주 목하지 말라고 성경(고린도후서4)은 말한다.
불교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색즉시공(色卽是空)”이라 했다. 보이는 것들(色)
은 잠깐 있다 사라지는 것(空)이라는 말이다. 불교의 삼법인(三法印) 첫 번
째가“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변하지 않는 게 없
다는 말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게 변한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부유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갖지 않고도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부유해진다.”고 말했다. 인간다운 품위를 갖춘 사람이란 타자와의 구분
을 통해 우월적 지위를 그려내려는 사람보다 반대로 타자와 구분하지 않으려
는 노력 속에 묻어 있는 인격적 성숙이라 할 수 있다.
고대 로마의 작가 티렌티우스의 말이다.
나는 인간이다. 그래서 ‘인간사 중 어느 것도 나와 무관한 것은 없다. ’고 했다.
서로 사랑하면서 사는 일이 힘들다면, 서로 미워하며 사는 일은 과연 쉬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