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거상 임상옥의 안목
  • 2021-12-17
진서리

거상(巨商임상옥의 안목(眼目)



19세기 조선 최고의 거상 임상옥을 그린 최인호의 장편 소설  상도(商道)는 비록 


소설이지만 자기계발처세를 다룬 책으로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나는 


이 책에서 임상옥의 사람 보는 안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옛날부터 부잣집 사랑방에는 돈을 빌려달라는 청탁이 줄을 잇는 법이다


어느 날 임상옥의 사랑방에 세 사람이 찾아와 장사를 해보겠다고 돈을 빌려달라


는 것이었다그는 세 사람에게 각각 한 냥씩을 빌려주고 장사를 해서 닷새 후에 


이문을 남겨오라고 했다.



 닷새 뒤에


한 사람은 한 냥으로 짚을 사서 짚신을 만들어 팔아 하루에 한 푼씩 이문을 남겨 


닷 푼을 가져왔다또 한 사람은 대나무와 창호지를 사서 종이 연 다섯 개를 만들


어 팔았는데 그때가 설날 대목이라 본전 한 냥을 제하고  이문 열 냥을 가져왔다


고 내놓았다나머지 한 사람은 한 냥으로 무슨 장사를 할 수 있겠느냐며 그 돈으


로 술을 먹다가 백지 한 장을 사서  수령에게 올리는 진정서를 써 가지고 관가에 


들려 호소하여 열 냥을 받아 왔다고 했다.



임상옥은 첫째 사람에게 1백 냥둘째 사람에게는 2백 냥셋째 사람에게는 1천 


을 빌려주면서 차용증을 쓰도록 하고 정확히 1년 후 돌아오라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선비가 그러한  처분의 연유를 물으니  첫째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이어서 굶어 죽지는 않지만 부자는 되지 못한다장사란 한 푼으로 한 푼을 


버는 행위가 아니다씨앗을 뿌려 씨앗을 거두는 것은 농사꾼이 하는 일이다



둘째 사람은 시기를 살필 줄 아는 눈을 가졌고 때를 적절히 이용하였다


그러나 장사가 한 치 앞의 때만 살피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장사는 상술에


만 의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때를 살피는 장사꾼은 부자는 되어도 거부는 되지 못한다.



셋째 사람은 돈에 집착하지 않았다돈을 좇으면 사업은 망한다.


돈이란계집과 같아서 예뻐하면 예뻐할수록 앙탈을 부리고 화를 부리는 법이다.



약속대로 1년 뒤 세 사람이 찾아왔다.


첫째 사람은 빌린 1백 냥과 이문을 갚으며 말했다.


평생 해본 일이 대장간 일이라 연장을 만들어 장을 돌아다니며 팔았다.고 한다.



둘째 사람은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소금과 건어물을 사서 내륙을 돌며 되팔고  그 


돈으로 농산물과 약초를 사서 그것을 전국 각지에 팔아서 이제는 점방 다섯 곳이


나 열었다고 했다.





셋째 사람은 행색이 꾀죄죄 했다그는 1천 냥의 돈을 가지고 평양에 가서 기생에


게 홀딱 반했는데 그 구멍이 얼마나 깊은지 천냥 돈이 흔적도 없이 들어가 버렸다


고 했다그러니 갚을 돈은 없고 머슴 일이나 하면서 품앗이로 갚겠다고 했다


임상옥은 그 난봉꾼에게 다시 장사를 해보라고 2천 냥을 주면서 1년 뒤에 갚으라


고 했다.



옛말에 이르기를  참새는 눈앞의 담장 밖에 모이가  떨어져 있어도 지지배배 몰려


들지만 대봉은 5년 동안 먹이가 없어도 아예 제자리에 꿈쩍도않고 앉아서 움직이


지 않는다던가그 사내는 1년 뒤 약속한 날에 돌아오지 않았고 사람들이 까마득히 


잊고 있던 8년 지난 어느 날 모습을 드러냈다소 열 마리가 끄는 달구지와 열 명의 


일꾼을 불러 달라고 하더니 바리바리 인삼을 가득 실어왔다인삼값은 한 바리에 1


만 냥은 될 터이니 족히 10만 냥의 거금을 실어온 것이다.



이 사내가 털어놓은 자초지종은 이랬다.


돈 2천 냥을 가지고 다시 평양에 가서 기생과 살면서 탕진하다가 남은 돈 1백 냥으


로 인삼 씨를 사서 강원도 태백산 깊은 산중에 가서 뿌렸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기


생의 기둥서방이 되어 뒷 바라지를 하면서 긴 세월을 보내다가 태백산에 가보니 


대한 인삼밭으로 변해있어 실어온 것이라고 했다.





임상옥과 반반으로 나누기로 했느니 3천 냥을 빌려주고 5만 냥을 거둬들인 셈이다


임상옥은 사람을 꿰뚫어 보는 안목이 있어 사람에게 투자를 했던 것이다장사를 하


는 사람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것이다.



첫째사람은 콩 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 난다는 농사꾼 철학을 가진 사람이다


농사는 1년 운수를 보는 요소가 강하지만 장사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필요한 것이


.



둘째 사람은 비가 오면 우산을 만들고 비가 그치면 나막신을 만드는’ 장사꾼이다


눈앞의 이익을 살펴서 이익이 있는 곳을 쫓아다니는 상술이 있다그러나 시세나 유


행을 쫓아다니다가는 제꾀에 제가 넘어져 무너지기 쉽다.





그러나 큰 장사꾼은 비가 오거나 말거나 우산을 만들고 나막신을 만드는 사람이다


최소한 5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계책을 세울 줄 알아야 한다.  돈은 사업을 하다 


보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지 돈을 쫓아다니면 사업은 망하는 법이다.



셋째 장사꾼은 난봉꾼이긴 하지만 6 뒤를 내다보고 인삼 씨를 뿌려서 10만 냥의 


거금을 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