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 (부수호난행)
今日我行蹟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이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는 수행자이자 시인이었던 서산대사의 시로 백범 김구선생이 지도
자의 이상으로 삼았던 명시디.
아이가 가장 가깝게 그리고 가장 먼저 보고 듣고 배우는 사람은 바로
부모다. 자신의 아이가 능력만 출중하거나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부모가 말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정작 자신의 삶은 부도덕하다면 자식이 배우는 것은
부도덕이 될 수밖에 없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이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자신은 부족하더라도 장차
아이는 자신을 뛰어넘어주기를 바라는 게 부모다. 그래서 아이가 좋은
교육을 받기를 바라고 좋은 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
는다.
하지만 가장 좋은 교육은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이 아이에게 기준이 된다.
제아무리 좋은 교육을 제공한다고 해도 부모가 실제 삶에서 어긋나게
행동한다면 아이는 자신이 배워 온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니 먼저 보여라. 어린 자식에게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지
말고, 속이지 않는 것을 보여라.
책을 읽으라고 지시하지 말고 부모가 책을 읽어라.
아낌없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자식에게 쏟아붓는다고 해서 비난할
사람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될 일은 선을 그어 지켜야 한다.
자식의 앞날을 위한 것이라 해도 부모의 불의와 부도덕을 보이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은 없다. 우리 아이가
남을 속이지 않는 사람, 바른길로 뚝심 있게 나아가는 청년, 흐트러지지
않고 예의 바른 시민이 되길 바란다면 먼저 아이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문제 아이는 없다. 문제 부모만 있다.
성공보다 더 소중한 것이 바로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것임을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줘 몸과 마음에 새겨줘야 한다.
사람은 보고 듣는 것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