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간 격
  • 2021-07-10
진서리
             시인 안도현의 <간 격>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 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안도현의 시 가운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내부에 간격을 지니고 있다.


간격이 있어야만 모든 존재가 완전히 그 기능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이 조금만 떨어


뜨려 보아도 그제서야 실체가 드러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당한 거리는 필수다 간격이란 적당한 거리를 말하는 것이다.








  거리를 두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면 자연스러운 내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공이란, 스스로를 이해하고 믿는 마음이다.


자기를 이해하는 만큼 상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에게 간격을 갖고 대한다.




 잔뜩 빽빽하게 무언가를 끼워 넣어야 풍요로울 것같지만 착각이다.


숨을 쉬지 못하면 누군가는 낙오하고 도태되어야 한다.


그래서 간격이 풍요로움을 만든다.





 안도현은 <간격> 에서 산불이 나고 나서야 간격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 말은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간격에 무심하고 무지한지를 보여 주고 있다.


간격은 너무 멀거나 너무 가깝지 않은 것을 말한다. 


<간격> 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힘이고 진정한 사랑의 거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