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유관(四門遊觀)
사문유관이란 12살 즈음의 싯다르타 태자가 궁 밖의 세상을 둘러보며
동문 밖에서는 늙은이, 남쪽 문의 병든 이, 서쪽 문의 죽은 이 등을 본다.
결국, 사람은 늙고 병들어 죽을 수밖에 없구나. 늙고 병들고 죽지 않는,
고통 없는 길이 없을까?' 고심하게 된다.
즉 생로병사(生老病死) 늙고, 병들고, 죽어, 가는 이런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없을까, '나도 저렇게 되는 게 아닌가?' 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인 것이다. 내 발등에 떨어진 내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태자는 아버지에게 부왕이시여!!
저에게 몇 가지 소원이 있나이다. 언제까지나 늙지 않으며, 병듦이 없으며,
죽지 않으며, 서로 이별하지 않는 것, 만일 부왕께서 이 소원을 들어주신다
면 저는 출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세자는 어느 날 무조건 출가한 것이 아니다.
부모, 아내, 자식, 나라 생각에 자기 직분을 다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근본적인 문제를 그 어떤 것으로도 해결할 수가 없었다.
세간의 살아가는 방식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출가를 실행하게 된다.
6~7년의 수행과 고행 끝에 80세의 노령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쉬지 않고
45년 동안 전도 여행을 계속하다가 생의 종말이 다가옴을 느끼면서 수제자
아난에게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의 유훈을 남기고 열반하셨다.
‘자등명 법등명’이란 무슨 뜻일까?
너 스스로를 너의 등으로 삼아서 살아라.
그리고 법(진리)을 너의 등으로 삼고 법을 너의 의지처로 삼아 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오직 혼자서 당당히 가라.
그 밖의 어느 것도 너의 의지처가 아님을 명심하라고 가르친다.
절을 찾아 예물을 올리며 건강하게, 성공하게, 부자 되게, 장수하게 해달
라고 기도하기 전에 자명등, 법등명의 깨달음이 먼저라는 것을 아는 게 내
마음에 부처를 모시는 것이다.
나도 하던 일이 막히고 풀리지 않을 때가 많았다.
어찌 자등명 법등명을 깨치지 못한 바보였을까?
살아오면서 잘한 결단과 선택보다 잘못한 선택과 결단이 훨씬 많았다.
지금 아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고 후회를 할때도 많았다.
섬을 떠나 봐야 섬 전체를 볼 수 있듯이 기차에서 내렸을 때 기차 전체가
보이는 법이다. 나는 신발이 없다고 한탄했는데 거리에서 발이 없는 사람을
만났다고 카네기는 말하지 않았던가.
부처님 하신 말씀 헛되지 않게 이제라도 ‘자등명 법등명’ 하자.
조고각하(照顧脚下): 남 말하기보다 나의 발밑부터 살펴보자.
묵언(默言): 말 수를 좀 더 줄여보자.
절식(節食): 먹는 것을 더 줄여 배고픔을 느끼며 살자.
지지(知止): 자주 멈추며 주변을 잘 살피는 여유를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