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조삭비(如鳥數飛)
손녀 딸이 사자성어 하나 받고 싶어하기에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여조삭비(如鳥數飛)”를 써준 적이 있다.
무슨 말인가?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수없이 날갯짓을
반복해야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혀 몸소 실행할 수 있어야 배웠다
고 할 수 있다. 새한도(歲寒圖)를 그린 조선시대 붓글씨의
대가 추사 김정희는 먹을 가는 벼루만 해도 10개가 밑창이
빠지고 붓은 천 자루가 닳아서 뭉개졌다고 전해진다.
시장에 참여하려면 바닥에 또 바닥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구루(guru)들의 조언을 귀가 아프도록 듣고도 실전에
서는 조급하게 사고팔기를 반복하다가 후회한 적이 한 두 번
이던가.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해서 얻은 돈은 고통의 결과다”라
고 말하며 머리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번다고 하면
서 인내가 없는 사람은 시장 근처에 얼씬거리지 말라고 했다.
워런 버핏은 “10년을 가지고 있지 않을 주식은 하루도 갖지 말
라”고 했다. 샀다가 금새 팔아치우는 촐싹거리는 처신은 경계
하라는 말 아니겠는가.
”망상(妄想)”하나 녹이는데 평생이 걸린다.”고 말한 어느
스님이 떠오른다. 마음에서 망념 하나 내려놓고 새로운 생각과
바른 습관 하나 새겨 넣는 것이 이리도 힘든 일일까. 배웠다고
말하면 무슨 소용인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