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용운-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여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히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히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 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어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님은 구체화되지 않은 '님'입니다.
어머니일수도, 친구일수도, 연인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