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수곽탁타전(種樹郭橐駝傳)을 읽으면서
아주 오래 전 중국에 나무를 잘 키우는 이가 있었다.
이름은 탁타로 등이 낙타처럼 굽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나무 심기의 달인이었다. 어떤 나무건 그가 심기만 하면
잎이 무성해지고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
다른 사람이 그 비법을 훔쳐내고자 갖은 노력을 다 했으나
도무지 알아낼 수가 없었다. 결국 그들은 탁타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탁타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잘 자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나무의 섭리에 따라 그 본성에 이르게 할 뿐입니다.
본성이란 뿌리는 펼쳐지려 하고 흙은 단단하게 되고자 하는 것
입니다. 그렇게 해준 뒤에는 건드리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말며
다시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탁타가 보기에는 다른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뿌리를 뭉치게 할 뿐아니라, 흙을 돋아줄 때도 지나치게 하거나
모자라게 한다. 그렇게 하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침에 들여
다 보고, 저녁 때 어루만진다. 심지어 나무의 껍질을 손톱으로
긁어보고 살았는지 죽었는지 시험하고 뿌리를 흔들어서는 흙이
단단한지 부실한지 관찰까지 한다. 그러니 나무가 자신의 본성
을 잃어버려 제대로 자랄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게 어디 나무 뿐이겠는가.
자식을 가르치는 것도, 가정을 꾸리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다 같은 것 아니겠는가. 모든 사물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는데 그 흐름을, 스텝을 깡그리 무시하면 쓰건는가. 욕심이요,
죽음 뿐이다. 우리도 시장의 흐름을 길게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다리고 서두르지 말라는 말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이르기를
지족가락(知足可樂)이요, 족함을 알면 가히 즐거울 것이요.
무탐즉우(務貪卽憂)이라. 탐욕에 힘쓰면 근심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