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풋은 투입하는 시간, 노력, 학습과 같은 것이고 아웃풋은 인풋의
결과물을 말하는 것이다. 인풋이 없는데 아웃풋을 바라는 것은 요행
을 바라는 심보다. 내공 없이 얻어지는 게 있던가. 인풋 없는 아웃풋은
없다. 내공이 떨어지면 헛발짓 할 수밖에 없다.
남극점 정복에 나선 두 탐헌가가 있었다. 아문센과 로버트 스콧이었다.
두 사람은 각자 팀을 이끌고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하기 위해 출발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남극점을 최초로 정복한 아문센의 이름은 기억해도
몇십일 차이로 남극점을 두 번째로 정복한 스콧은 기억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스콧은 남극점을 34일 늦게 정복하고 돌아오는 길에 도착지
점 16킬로미터 남겨놓고 사망했다.
아문센은 남극점 정복을 위해 3,200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자전거를
타면서 체력을 키웠고, 털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에스키모와 함께 생
활하며 추위 속에서 살아가는 법과 개 썰매 끄는 법을 배웠다. 남극점 가
는 길에 설치한 식량 저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검은색
깃발을 저장소 좌우로 10개씩 길게 한 줄로 꽂아두었다. 식량이 부족하면
썰매를 끄는 개 까지 잡아먹으며 남극점 정복이라는 목표를 위해 내공을
쌓고 또 쌓았다.
반면에 스콧은 영국제 모직 방한복을 고집하고 몽골산 조랑말이 이끄는
썰매로 남극점을 탐험하려 했다. 뿐만 아니라 식량 저장소를 여러 깃발이
아닌 단 하나의 깃발로 표시하고 찾으려 했다. 그 때문에 돌아올 때 식량
저장소를 찾을 수도 없었다. 조랑말이 추운 남극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쳐
움직이지 못하자 안락사를 시키고 그 고기를 식량으로 사용할 생각도 하
지 못했다. 말들이 다 죽자 탐험대가 직접 썰매를 끌고 남극점을 향해 가야
했다.
두 사람 모두 남극점을 정복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인류 역
사에 아문센만 기억되는 것은 아문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최
대한 동원했기에 목적을 이뤄냈다. 인생은 거저 얻어지는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