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협상가는 모든 사람이 살 때 팔아치우고 모든 사람이 팔 때
사는 타이밍을 노린다. 케네디의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에 얽힌 일화가 있다.
대공황 직전 월스트리트에서 우연히 구두를 닦게 된 그는 구두닦기 소년이
“아저씨 주식 사세요. 주식 사면 부자 될 수 있데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자기가 보유하고 있던 모든 주식을 내다 팔았다. 뿐만 아니라, 없는 주식까지
미리 파는 공매도를 하여 큰돈을 벌게 되었다고 한다.
구두닦기 소년까지 주식을 사라고 할 정도면 끝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주식이나 주택을 사려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미래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모두가 집을
사면 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집을 사들렸다. 붐(boom)이
일고 있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인다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다가 더 이상 집을 사려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 부딪힌 사태였다.
물건은 많고 사려는 사람은 부족한 바이어 마켓이 된 것이다.
이 경우는 느긋한 사람이 대체적으로 이기는 게임이다.
하지만 파생시장은 다르다. 파생상품은 시간을 먹고 산다.
1970년대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파생시장에 뛰어들어 엄청난
수익을 올렸으나 결국에는 원금까지 모두 날려 파산을 경험하고 나서야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긴다.
“나는 별들의 움직임을 계측할 수 있었지만 파생시장에서 인간들의 광기를
계산할 수 없었다.” 고 말했다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여겼던 뉴턴도 파생시장에서만은 비이성적인
인간의 심리적 행동에 굴복한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그는 한 순간에 파산했다.
똑똑한 사람만이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이 깨졌다.
파멸이라는 수렁이 다가오면 공포에 떨며 가슴을 쥐어 뜬는 게 파생인들의
자화상 아닌가. 그런데도 “나만은 예외”일 것이라는 인간의 교만이 수 없는
불행한 파생투자의 역사를 쓰게 만든다.
파생상품은 시간을 먹고 산다. 3초마다 희비가 엇갈린다.
3초를 정확하게 어찌 파악할 수 있단 말인가.
파생시장이란 비이성적인 상황에 매몰되기 쉬운 시장이다.
너도나도 ‘군중본능’에 휩쓸려 시장에 발을 담근다.
현물시장에서 놓친 수익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욕망 때문에 돈을 차입까지
해보지만 버불이 생겨 폭락하는데도 과거에 집착하여 쉽게 손절을 못하고 폭
락이 마무리 될 무렵에야 손을 털고 나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파생시장에서 리스크의 가장 큰 원천은 시간이다.
시간은 항상 그것이 지닌 가치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만든다.
위험이 낮은 현물은 계속 보유하면 그만이지만 시간이 정해져 있고 과도한
차입을 한 상품은 어쩔 수 없이 팔도록 강제되었다.
투자에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의 무리한 욕망을 절제하고 “목표에 기초란
투자원칙”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입까지 해가며 투자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말이다.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고 더 높은 산을
오르려면 더 큰 고통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위험을 회피하면서
과도한 수익을 바란다면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다.
쪽박을 차고 궁해져봐라.
그저 사는 게 연명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부디 “적게 벌고 오래 살아남는 것”
이것이 목표에 기초한 투자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