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랑 같이 할까?
“유유상종(類類相從)은 살아있는 것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 는 말이고, “여수동좌(與須同坐)는 누구랑 자리를
함께 할 것인가.” 라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 이른 봄에 동백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자 벗과
함께 보고 싶어서 어린 제자에게 한 송이 들려 보내게 된다.
스승의 심부름으로 동백꽃을 들고 가던 어린 제자는 그만 돌부
리에 걸려 넘어지고 꽃은 가지에서 떨어져 나가 길바닥에 흩어
지고 말았다.
큰일 났다 싶은 아이는 꽃잎을 거두어 한 손에 쥐고, 남은 한
손에는 빈 가지를 들고 스승의 벗에게 올리면서
“제가 부주의해서 저희 스승님의 분부를 이렇게 받잡게 되었습니다.”
라고 고백하고 용서를 빌었다.
이에 그 어른은 금새 꽃병을 찾아 꽃잎이 없는 빈 가지를 꼽고 병
밑바닥에는 그 가지에서 떨어진 꽃잎들을 적당히 흩어 놓고 말하길
“이래도 좋지 아니한가.”라고 했단다.
동백꽃을 보낸 정성과 받은 사람의 화답이 너무 잘 어울리지 아니
한가. 참으로 함께 할 만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