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
당신이 구덩이에 빠져다면,
주역에 “감지(坎止)”라는 말이 있다.
흘러가던 물이 구덩이를 만나면 멈춘다는 것이다.
기운 좋게 흘러가던 물도 구덩이를 만나면 꼼짝 없이
그 자리에 멈추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야 소용이 없다.
물이 가득 채워져 넘쳐흐를 때까지는 참아야 하며 기다
릴 수밖에 없다.
‘ 세한도’를 그린 조선시대 붓글씨의 대가 추사 김정희
그는 35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병조참판까지 잘 나가다
모함에 빠져 제주도로 귀양살이를 떠나게 된다.
그는 삶의 구덩이에 빠진 걸 한탄하지 않고 그가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
그림을 그리고 붓글씨를 쓰는 일이었다.
먹을 가는 벼루만 해도 10개가 밑창이 나고 붓은 천 자
루가 달아서 뭉개졌다.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 다산 정약용은 18년이라는 길고
긴 귀양살이를 전남 강진에서 보내게 된다.
깊은 구덩이에 빠진 역경과 시련과 절망과 분노와 좌절을
극복하면서 책을 쓰기 시작한다.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대작과 수많은 저서를 남겨 후대
에 삶의 지표를 남긴다.
그에게 구덩이는 구덩이가 아니었다.
이처럼 한 사람의 그릇도 그 사람이 겪는 시련과 역경
속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