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를 여행하게 되면 으레 찾는 곳이 최부자 집인데 200여 년
동안 12대에 걸쳐 만석꾼의 지위를 유지한 집안이다.
보통의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데 최부자 집의 비결이 무엇일까?
우선 그 집에 들어서면 지붕 아래 현판에 “大愚軒대우헌”이라고
쓰여있다. “큰 바보가 사는 집”이라는 뜻이다. 만석꾼 주인이 스스로
를 ‘큰 바보라’고 하는 데는 아마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라는 미덕
아니겠는가.
이 최부자 집의 가훈 중에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고 적혀있다. 100리는 경주 전체나 다름없다. 이 구역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면 부자들의 책임이라는‘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보기가 된
것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겠는가. 주변에 좋은 관계가
많을수록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인생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작은 관계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나누어야 한다는 미덕을 최부자
집에서 배우게 된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겸손을 붙들고 살아가야 한다.
역사를 보면 천하를 호령하던 인물이 쓸쓸하고 비참하게 추락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누구나 시시때때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물론이고 순항하고 있을 때도 그렇다.
지금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그냥 되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닐까?
무언가 잘 못 된 건 없을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맞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을 멈추면 사는 대로 살게 된다.
그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는 시실을 명심하자.
나날이 새롭고 새로워저야 홀로서게 된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된다.
거리 곳곳에 신경정신과 병원들이 들어서고 있다.
우울증, 불안증, 조울증 등의 정신과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병의 원인은 거의 외로움과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오죽하면 영국에서는 외로움을 관장하는 장관을 두겠는가.
혼자서도 잘 살아야 함께 살아도 잘 살게 된다.
잘 못하면 당신도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