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의 가게
구례에 가면 금요일에만 여는 ‘금요순대 국밥집’ 이 있다.
이 가게의 할아버지가 도축장에서 일하시는데 목요일 작업한
재료를 손질해서 금요일만 여는 가게다.
그것도 오전 11시에 열어 순대가 다 떨어질 때까지다.
그러면 3~4시 경에 문을 닫는다.
얼마나 좋은가. “내 꿈의 가게”다.
줄을 서서 들어가 순댓국(7000원), 모듬순대(16000원),
소주(4000원), 큼직한 깍두기와 구수한 국물이 일품인 이 집
돼지 내장은 정말 아삭거린다.
이유를 묻지 마시길, 직접 가서 드셔야 아니까.
친구 나 우리 둘은 행복했었다는 기억이 난다.
이 집의 주인은 평생 순댓국을 팔던 아주머니의 솜씨가 출중
해서 평생 쉬는 날 한번 없이 장사를 하다가 그만 몹쓸 병을 얻어
앓아눕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겨우 다시 일어난 할머니 사장님
하시는 말이다.
“내 순댓국을 먹고 싶어 기다리는 인간들 생각하자니 내 몸이 죽
것고 내 몸을 생각하자니 그 인간들한티 미안허고. 그려서 금요일에
만 와, 그라문 국밥 줄텅게”
조금만 궁금해도 못견디는 친구가 할머니에게 살짝 묻는다.
“사장님 일주일 내내 문 열때와 지금하고 매출이 어때요?
”사장님 활짝 웃으시며 비슷혀, 신기하게 비슷혀‘라고 한다.
중국 속담에 “주향불파항자심(酒香不怕巷子深)”이라 했다.
술 향기가 좋으면 깊은 골짜기를 두려워 않는다는 말이다.
쉽게 말하면 음식 맛이 출중하면 아무리 깊은 골짜기에 있어도
손님 없을까 걱정 놓으라는 뜻이다.
요식업을 창업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말의 속 깊은 의미를 깨달
아야 할 것이다.
안다는 것과 깨닫는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는가?
안다는 것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깨달음은 우리를 아프게 한다.
당신이 어떤 사실을 알았는데 아프다면,
당신은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