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소나기는 하루 종일 내리지 않는다.
  • 2020-05-17
진서리





소나기는 하루 종일 오지 않는다.

 

 

    노자 23장에 나오는 글이다.

회오리바람은 아침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는 하루 종일 오지 않는다.”

표풍부종조(飄風不終朝), 취우부종일(驟雨不終日)

 

거세게 부는 바람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기운이 꺾이는 법이다.

소나기도 하루 종일 계속해서 내리지 않는다.

하늘이 구멍 난 듯이 거세게 퍼붓던 빗줄기도 시간이 지나면 가늘어지기

마련이다. 자연현상만 그러는 게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하는 일 가운데 무서운 기세로 시작된 것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한다.

순식간에 타오르는 것은 금세 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슨 일이 터졌다 하면 지구의 종말이 온 듯이 들끓다가도

시간이 좀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잠잠해진다.

사랑도 그렇다. 미친 듯이 타오르던 사랑의 열기도 어느 순간에 식어 내린다.

뭐든지 거세게 일어나는 것은 쉽게 가라앉는다.

 

 

  한 나그네가 넓은 벌판을 가다가 갑자기 사방에서 사나운 불길이 일어났다.

불길에 둘러싸여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코끼리 한 마리가

나타나서 나그네를 향해 사납게 달려드는 것이다.

코끼리를 피하려고 있는 힘을 다해 도망가다가 절벽 아래에 이르러 우물을 발견

하였는데 마침 등나무 넝쿨이 그 우물 안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급한 김에 코끼리를 피해, 등나무 넝쿨을 붙잡고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우물 바닥에는 커다란 구렁이 세 마리가 입을 벌리고 내려오기만 기다리고

있다. 다시 등나무 넝쿨을 붙잡고 위를 올려다 보니 독사 네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

며 그를 내려 다 보고 있다.  이제는 내려갈 수도 없고, 다시 올라갈 수도 없는 처지

가 되어버렸다. 한편 등나무 넝쿨을 붙잡고 있는 팔의 힘은 점점 빠져 기력이 다해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넝쿨 윗부분을 흰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가면서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죽을 수밖에 없구나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디선가 달콤한 액체 한 방울

얼굴에 떨어진다. 혀로 핥아 먹어보니 꿀이었다

나무 위에 지어놓은 벌집에서 꿀이 한 방울씩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다.

허기도 지고 몹시 갈증도 났던 이 나그네는 방금까지 두려워했던 상황은 까맣게 잊어

버리고 떨어지는 꿀물 한 방울을 받아먹으려고 온 정신이 팔려 있다.

이 이야기는 욕망을 쫓아가는 인간의 삶을 비유한 안수정등(岸樹井藤)”이라

부처의 말씀이다. 혹여 우리가 꿀물에 넋을 팔고 살지나 않는지.............

천천히 서두르지 말고 부처님의 말쓰에 귀를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