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참 어렵다. 옛날 입춘(立春)절에 문지방에 붙이는 글 가운데 ‘만사여의(萬事如意)’란 글이 있다. 무슨 말인고. 모든 일을 마음먹은 대로 해달라고 비는 글이다. 한 두 가지도 마음먹은 대로 하기가 어려운데, 모든 일을 마음먹은 대로 다 이루게 해달라니, 조물주도 헷갈린다.
좋은 꽃은 반쯤 피었을 때 보아야 좋다. 활짝 피어 흐드러진 뒤에는 추하게 질 일만 남는다. 뭐든 조금 부족한 듯 할 때 그치는 것이 맞다. 목표했던 것에 약간 미치지 못한 상태가 좋다. 음식도 배가 조금 덜 찬 상태에서 수저를 놓아야한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한껏 하고 양껏 하면 당장은 후련하겠지만, ‘꼭 탈이 나지 않던가.’ 끝까지 가면 안 가느니만 못하게 된다.
좌절과 실패도 삶의 일부분이다. 도망가지 말고 조용히 받아들이면, 그 다음이 보이는 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