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탠퍼드 대 사회학 교수인 <마크 그라노베터>
는“약한 유대관계”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사람들은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들(강한 유대관계)보다는
별로 친하지 않은 지인들(약한 유대관계) 로부터 도움을 받
는 경우가 더 많다는 내용이다.
가령 직업을 소개받거나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때 가족
이나 친한 친구보다는 아주 가끔씩 연락하는 지인들이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나도 젊은 시절 여러 차례
이직을 한 경험이 있는데 그 때마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지인들의 추천을 받았었다.
가족이나 친지는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정보를
얻고, 비슷한 판단을 내리지만, 별로 친하지 않은 지인들은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정보를 접하고 다른 판단을 하
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과 모바일로 관계를 맺으며 자라온 젊은 세
대들은 오프라인 교류보다는 온라인 교류가 더 익숙하다.
예전 같으면 여행을 갈 때 강아지 밥 주는 정도의 일은 스
스럼 없이 옆집의 도움을 받는 경우 가 흔했다. 하지만 지
금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고 교류가 부족한 현대인
들은 자신의 힘으로 오롯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상
황이다.
말하자면 급할 때 이들은 이웃 대신 대행서비스에 의존한다.
옆집에 가서 인사를 하고 불필요한 관계를 맺기보다 온라인
에서 쉽게 관계를 맺고 끊을 수 있는 사람과 교류하는 것을
더 선호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친구나 가족이나 가까운 직장동료들,
이른바 “강력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 정보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아니다.
실제로는 얼굴만 익힌(약한 유대관계)사람이 일자리를 소개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술의 발달로 '중개 플랫폼'이
진화하면서 ‘약한 유대관계’를 오히려 더욱 강화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