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은 사랑의 결핍증이다.
집착은 상대방을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 마음대로 해보려는 자기 동일시
심리다.내가 자유롭고 싶은 것처럼 배우자도 자유롭게 놓아주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다. 왜 부모는 놓아줄까. 부모의
사랑이 더 크기 때문이다.
내 생각은 붙잡기가 아니라 놓아주기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내가 더 괴로운 법이다. 그래서 그 미움을 놓아야 한다.
어느 시인은 인생은“붙잡는 것과 놓아주는 것 사이의 균형 잡기”라고 했다.
때로는 함께 때로는 따로 말이다. 이것을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는 중용이라 했고, 옛말에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하지 말고 난로 대하듯 하라고 한다. 노자는 ‘집자실지(執者失之)’라 했다.
붙잡으려고만 하면 꼭 놓치게 된다는 뜻아닌가.
돈도 사랑도 마찬 가지다.
내가 자주 읽는 시가 있다.
칼린 지브란의 ‘사랑을 지켜가는 거리’라는 시(詩)와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詩)다
이 시를 만남을 시작하는 커플에게, 신혼부부에게도, 오랜 결혼생활 이어
가는 분들에게도 꼭 건네주고 싶다.
칼린지브란의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거리’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한 잔만을 마시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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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