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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단편집 ‘고슴도치’에 관한 우화가 나온다.
추운 겨울 고슴도치들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붙어 있으려고
했지만 몸의 가시가 서로를 찔러서 다시 흩어진다. 흩어지면 매서운
추위를 견디기 힘들어 다시 모이고 가시에 찔리면 또 흩어진다.
결국 모이고 흩어지고를 반복하다가 상대방의 가시를 피하면서도 서
로의 체온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발견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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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적당한 거리두기가 어디 쉽던가.
옛날부터 “담장(울타리)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인간관계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도 외로움은 해소하고 싶은 것이 현대들
이다. 시인 칼린 지브란은 <사랑을 지켜가는 거리>라는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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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를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마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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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때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혼자이듯이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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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기둥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다.
사랑은 소유하지도 소유 당할 수도 없다.
사랑은 다만 사랑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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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하나 되는 것만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둘이서 함께 빛날 때 더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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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부부)은 1+1=1 이라는 관념은 이미 깨진지 오래다.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편이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미래학자 카론 멀로니는 2040년이 되면 지금의 결혼제도가 소멸될 것
이라고 예측했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관계를 유연하게 재편
하는 미래가 머지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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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조선일보가 성인남녀 463명을 대상으로 부부잠자리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52%가 각방을 쓰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사이가 안 좋아 각방을 쓰는 비율은 9%밖에 되지 않는 다
는 것이다. 나머지는 ‘잠버릇, 또는 활동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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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같은 방에서 다른 침대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가구업체는 싱글침대 출시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싱글침대 2개를 세트로 구입해 트윈룸을 꾸미는 부부들이 많아졌기 때문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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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사랑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작업이며,
끊임없는 노동이고,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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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후의 가족, 관계이후의 관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족이니까, 결혼했으니까 긴장을 늦춰서는 큰 코 다친다.
우린 고슴도치의 ‘적당한 거리 두기’라는 지혜를 터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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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나 홀로 살아가는 것이 운명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관계밀도
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자기밀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증한 이 시대에 나의 자존감을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나다.
스스로 홀로 존중받고 사랑 받을 만한 존재가 되기 위해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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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도덕경에서
집자실지(執者失之)라 했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붙잡으려고만 하는 자는 결국 놓치고 만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