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따라하세요, 하나, 둘, 셋, 네엣!”
이렇게 노인들의 아침 체조를 담당하는 이가 사람이 아니고 로봇이다.
로봇 이름은 ‘팔로’다. 팔로는 후지 소프트가 개발한 신장 40센티미터
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2014년 3월부터 ‘팔로’가 노인 복지시설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팔로는 내장된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할 수 있어서 노인들 이름까지
불러준다. 이름을 불러주면 로봇(기계)에 대한 심리적인 거리감이 금세
사라진다. 일본에서는 고령자 간병에 로봇이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네 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인 초 고령사회 노인 대국이 일본이다.
노부부만 사는 가구나 독거노인이 크게 늘면서 이제 가족에게만 간병을
일임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인간형 로봇들이 그 가족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면서 활약을 넓혀
가고 있으며 노인 간병인 역할을 하면서 노인들의 건강수명을 늘려주고
있다.
‘팔로’와 함께 간병 로봇으로 주목받는 인기 로봇이 또 있다.
요즘 tv에 자주 등장하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다.
“49와 35 어느 쪽이 큰 수일까요?”
페퍼가 가슴에 부착된 화면에 숫자를 보여주며 고령자에게 문제를 낸다.
페퍼 몸 스크린의 49를 터치하면 “정답”하고 페퍼가 외친다.
인공지능을 탐재한 페퍼는 이처럼 퀴즈를 내면서 노인들의 뇌 트레이닝
을 지원한다.
페퍼는 사람의 표정을 파악해 감정을 읽는 기능이 있어 노인들의 주변
사람과 대화하듯 페퍼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노인들은 귀가 어두워지면서 가급적 남과 대화를 꺼리게 되는데 페퍼는
몇 번이고 되물어도 전혀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으니 이처럼 편한 대화상
대가 또 어디 있겠는가. 고령자 치매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간병인 페퍼는 뇌 트레이닝 이외에도 감정 인식 기능을 활용해 매일 노인
들의 희로애락 변화를 데이터로 기록한다. 개개인의 표정, 목소리 등을 기
록해 병의 진행 상황이나 회복 상황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고 하니 개인 주
치의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NTT데이터는 혼자 사는 고령자를 위한 로봇을 선보였는데 이 로봇은 노인
이 아침에 기상하면 말을 걸어주고 대화도 한다. 내장 카메라를 활용해 노인
의 얼굴색을 살펴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복약이
나 통원치료를 당부하는 기능까지 한다.
간병 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2012년에 1조 엔이던 시장규모가 2035년
에는 10조 엔으로 열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간병이 필요한 고령자는 계속 늘고 있는데 간병 일손 부족 현상도 점점 심해
지고 있어 앞으로 10년 뒤에는 대략 38만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간병 로봇이 그 빈자리를 대체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날도 멀지 않
은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