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荀子) 자도편(子道篇)을 보면 “남상(濫觴)”이라는 말이 나온다.
‘남상’이란 배를 띄울 정도로 큰 강물도 그 근원을 찾아 올라가보면
겨우 술잔을 띄울 정도로 작은 물이라는 의미로 `모든 사물이나 일의
처음과 시작’을 일컫는 말이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미미하다.
작은 술잔의 물을 보고 거대한 강물을 그려낼 줄 아는 자가 성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 “될 성 싶은 마무는 떡잎
부터 다르다.”고 하지 않던가. 미미한 변화를 보고도 앞으로 어떤 포지
션을 취해야하는지 냉정하게 담대하고 정교한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 해석한 만큼만 움직인다.”는 말의 의미를 아는가.
“남상”에 대한 이야기는 공자가 제자 자로를 깨우쳐 주기 위한 비유다.
어느 날 자로(子路)가 지나치게 화려한 옷을 입고 공자를 찾아뵈었다.
공자가 자로의 모습을 보고는 사치와 교만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었다.
"자로야, 무슨 일로 그렇게 화려한 옷차림을 하였느냐?"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예부터 양자강은 민산(岷山)에서부터 흘러나오는데 그 근원은 술잔을
띄울 정도의 적은 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 물이 점차 많아져서 나루터
근처에는 물살도 빨라져 배를 띄우지 않고서는 건널 수 없게 되었다.
그것도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하지 않으면 건널 수도 없게 된다."
공자는 모든 사물의 시초가 중요하며, 처음이 나쁘면 갈수록 점점 나빠
지게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세상은 강자와 약자,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배우려하는 자와 배우려고 하지 않는 자로 나뉠 뿐이다.
모차르트는 10년 이상의 세월 동안 그의 작품들은 독창적이지 못하고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이것저것 짜깁기한 수준이었다고 고백했었다.
탁월한 인재들의 특징은 배움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인내심과 실패에 대한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