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인가 소음인가
시카코 대 경제학 교수 네이트 실버가 쓴<신호와 소음>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읽은 적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정보가 넘쳐 나는데 소음이 아닌 신호를 감지하는 것이 승리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맞춰야할 과녁은 그 위치가 늘 움직이고 있고 그 모양 또 한 시시가각으로 변한다. 우리의 예측이 실패하는 이유는 데이터부족이 아니다. 정보가 많다고 해서 예측이 쉬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넘치는 신호에서 소음을 제거하는 지속적인 필터링이 필수적이다. 주식시장, 인터넷, SNS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소음이 넘친다. 신호에서 소음을 분리하기 위해서는 빨리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연습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서두르지 말아야 하고, 또한 우리에게는 항상 알 수 없는 한계가 많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가위 바위 보에서 확실하게 이기는 방법이 있다. 상대방보다 늦게 내면 된다. 물론 남보다 늦게 내는 것은 게임의 규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현실에서 늦게 내기란 쉽지 않다. 다만 상대방이 무엇을 내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선택을 내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가위 바위 보를 항상 이기는 로봇에 관한 연구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보통 30~60마이크로초 정도의 시차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범위 안에서 인간보다 늦게 내는 로봇을 개발한 것이다. 대화에서도 이기는 방법이 있다. 상대방보다 늦게 말하지 말라는 규칙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 를 다 듣고 말하는 것이 대화를 잘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 른 사람의 주장을 듣기보다는 자기주장을 먼저 말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 문에 이 전략을 알고도 늦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 남의 말을 듣기도 전에 결론을 내린다면 소통은 불가능한 것 아닌가.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이야기>를 보면 로마가 카르타고와의 전쟁에 서 왜 로마가 이겼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이유는 로마는 전쟁에서 지고 온 장수에게 다음 기회를 제공 했지만, 카르타고는 전쟁에서 진 장수를 죽임으로써 다음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마는 실패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승리 를 거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비웃음으로 넘기는 사람과 그 것을 교훈으로 삼는 사람은 미래가 다르다. 하버드대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역사의 교훈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고 위인전을 읽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보고 지혜를 얻어 오늘의 나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책 속에 길이 있다 하지 않던가. 올 수능에 일성여고 86세 이명순 할머니가 응시했다. 할머니는 나이 더 먹기 전에 꿈을 이뤄보고 싶고 말 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