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마라. 미워하는 사람도 만들지 마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워하는 사람은 만나서 괴
롭다.
자비(慈悲)를 근본으로 삼는 불교의 창시자 석가가 사랑하지
말라니 무슨 말인가?
모든 고통의 원인이 자기에 대한 집착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랑도 이기심으로 집착하면 사랑이 아니고 고통인 것이다
경허스님과 그의 제자 스님의 일화가 떠오른다.
경허스님이 제자스님과 함께 길을 걷다가 강가에서 물을 건너지
못해 난처한 지경에 빠진 아리따운 아가씨를 만났다.
경허스님은 수줍어하는 아가씨를 냉큼 등에 업고 물을 건넜다.
개울을 건넌 후 아가씨와 헤어지고 가던 길을 계속 간다.
한참을 계속 가던 중 제자스님이 정색을 하면서 경허 스님에게
대들 듯이 물었다. “출가한 수행자의 몸으로 여색을 멀리해야 하
거늘 어찌 여자를 업고 강을 건널 수 있단 말입니까?
경허스님은 담담하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이놈아 나는 그 아가씨를 벌써 내려놓았는데 너는 어찌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고 업고 있느냐?”
생각을 꽉 붙잡고 있으면,
집착을 내려놓지 못하면 만사가 괴로운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109세 된 할머니가 자신의 장수비결에 대해 ‘남자
를 멀리해온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남자는 그들이 지닌 가치보다 더골치 아픈 게 많다.”
차라리 남자에게 쓰는 에너지를 자신에게 쓰라고 한다.
혼자일 때 외로움보다 함께 있을 때 외로움이 더 괴롭다는 것을
어찌 깨달았을꼬.
이 사람은 아니다 생각하고 또 다시 새로운 짝을 찾아도 또 아니다.
석가가 인연을 맺지 말라던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