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毋相忘이란 무슨 뜻인가?
“오래 서로 잊지 말자”는 말로 ‘나는 그대의 마음을 오래 잊지 않겠네.
그대 또한 나를 잊지 말게나.’ 고맙네. ! 스승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에
게 전하는 말이다. 스승과 제자사이, 벗과 벗 사이, 사랑하는 연인 사이,
형제자매, 친척 간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어디 있겠는가.
애틋하고 깊은 정이 넘치는 말이다.
추사 김정희는 5년 동안 제주도의 유배생활을 오직 그의 제자 이상적
이 중국 북경에서 수천 권의 책을 사서 목숨을 걸고 700 리 바닷길을
건너 제주 유배지로 보내준 책을 벗 삼아 지내게 되었다. 그 고마움을
선물하기 위해 세한도(歲寒圖)라는 그림을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 서로
오래도록 잊지 말자는 ‘장무상망’이란 인장을 하나 찍어 보냈다.
국보180호인 歲寒圖에는 ‘초라한 집 한 채와 고목 몇 그루’가 휑하게 한
겨울 추위 속에 떨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힘들게 고단한 삶을 견디
고 있는 추사에게는 제자 이상적은 너무나 고마운 존재였다.
중국의 사기를 쓴 사마천이 말하기를 “권세와 이득을 바라고 합친 자
들은 그것을 다하면 그들의 교제 또한 성글어 진다.”고 하였다. 공자께서
“한 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나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소나무나 잣나무는 본래 4계절이 없이 잎이 지지 않는
나무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도, 같은 소나무고 잣나무요. 추위가 닥친
후에도 여전히 소나무요 잣나무다. 그런데도 공자는 굳이 추위가 닥친 다음
에 느낀 점이 크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렇다. 세상인심이 모두 권세와 재물에만 있는데, 그걸 초월해서 변
치 않는 마음이 소중한 것 아닌가. 우리는 멀리 있어도 서로에게 소중하고
든든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마치 저 추운 겨울 속의 소나무 잣나무처럼!
어려운 상황에 닥쳐봐야 참다운 관계를 알 수 있다고 했다.
힘차게 흐르던 물도 구덩이를 만나면 꼼작 없이 멈추기 마련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몸담고 있는 물리적 공간 자체보다는 그 공간에서 보
내는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추사 김정희는 5년이라는 음지 구덩이에서 그림을 그리고 붓글씨를 쓰기
위해 먹을 가는 벼루만 해도 10개가 밑창이 나고, 붓은 천 자루가 닳아서
뭉개졌다. 추사에게는 살아온 날보다는 살아갈 날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적폐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변하지 못하는 게 적폐다.
change(바꾸다)의 g를 c로 바꾸면 chance(기회)가 되는 것처럼
‘변화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것은 강한 종도, 똑똑한 종도
아니고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라고 했으며 빌 게이츠는 “내가 성공
한 비결은 날마다 새롭게 변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