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첩첩남남(喋喋喃喃),
  • 2017-03-24
진서리

           喋喋喃喃(첩첩남남),속삭이세요


아주 다정한 관계를 묘사하는 단어 중에 첩첩남남(喋喋喃喃)”이라는 말이 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다정하고 즐겁게 주고받는 속삭이는 모습을 뜻하는 말이다.


어느 날 건너편 집에서 부부가 서로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고 있다.


상대방이 바로 앞에 있는데, 굳이 크게 소리를 질러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큰 소리로 말 해야만 더 잘 알아듣는 것도 아니고, 조용히 말해도 하고 싶은 말을 전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사람들은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멀어진 상대방에게 자기


말이 가닿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화가 많이 날수록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소리를 지를수록 상대방은 더 화가 나고 그럴수록 두 사람의 가슴은 더 멀


어진다. 그래서 갈수록 목소리가 커진다.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면 두 사람의 가슴은 아주 멀어져서 마침내는 서로에게 죽은


가슴이 된다.


죽은 가슴엔 아무리 소리를 쳐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더 큰 소리로 말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랑을 하면 부드럽게 속삭인다.


두 가슴의 거리가 매우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큰소리로 외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지면 두 가슴의 거리가 사라져서 아무 말이 필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두 영혼이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 없이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화 낼 때와 사랑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니 싸울 때 서로의 가슴이 멀어지게 하지 말아야 한다.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질러


서로의 가슴을 밀어내서는 안 된다. 계속 소리를 지르면 그 거리를 회복할 수 없게 되


고 마침내는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게 된다. 화가 나면 마음이 닫혀 버리기 때문에


상대방이 멀게 느껴진다.


반면에 사랑은 가슴의 문을 열어 멀리 있는 사람도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그것이 사랑의 작용이다. 갈등의 10 퍼센트는 의견 차이에서 오며 나머지 99퍼센트는


 적절치 못한 목소리와 억양에서 온다는 심리학의 통계가 있다.


소리를 지르는 관계는 가슴이 멀어진 관계다.


그래서 자기 말이 들리게 하려고 더 크게 소리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두 가슴은 더욱 멀어진다.


소리친 다음의 침묵은 가슴이 죽어버렸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에게 더 자주 소리를 지른다. 낯선 사람에게 소리를 지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더 사랑해야 할 사람에게 더 상처를 주는 것이다.


목소리의 크기는 가슴과 가슴 사이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


그리고 소리의 크기만큼 더 멀어지는 관계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실 소리를 지를 때 더 고통 받는 쪽은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불붙은 석탄을 던지는 사람은 자신부터 화상을 입는다.


상대방이 나에게 소리를 지르면, 그것은 나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고 거리를 좁히고


싶다는 뜻 아닌가. 주말에 아무쪼록 속삭이듯 주고받는 첩첩남남의 지혜를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