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리코너 장인수 선생 노량진 대성학원 입시 전문학원에서 강사로 퇴직후 1만여권의 책을읽고 주옥같은 내용 을 선별하여 진서리 코너에 게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루지 못한꿈 자식에게 읽게 하십시요
  • 십시일반(十匙一飯)
  • 2017-03-08
진서리
             십시일반(十匙一飯)

십시일반이란 열 식구의 밥그릇에서 한 숟갈씩을 덜어내어 밥 한 그릇을 만든다는


말이다. 성경(마가복음 6:38~)에 나오는 오병이어(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의 기적도 같은 의미


라 할 수 있다. 당시 예수가 설교를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수 백리를 걸어서 사람들이


구름 떼처럼 모여들었다. 먹을 것조차 준비할 수 없는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이다.


때가 되어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했다.




예수가 말한다. 누가 먹을 것을 가져왔느냐?


무리 중에 어린 소년이 어머니가 싸준 도시락(보리떡 5개와 물고기 두 마리)을 내놓는다.


소년의 자기 것을 희생하는 아픔이지만 그곳에 나눔의 감격과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나이어린 이 소년의 희생정신을 보면서, 예수가 기도를 드리는 동안 이곳저곳에서 십시


일반으로 자기 먹을 것을 내놓은 음식이 5천명을 먹이고도 12광주리가 남았다는 이야기다.


보릿고개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옛날 가난의 아픈 상징이다.


우리세대에 그런 때가 있었다.


그때는 하루하루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난한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웠다.


여름 내내 온 식구가 매달려 농사를 짓고 가을에 수학을 거두어봤자 근근이 겨울을 먹고


나면 봄이 오기도 전에 먹을 식량이 동이 났다.


그래서 초여름 보리가 익을 때까지 끼니를 잇기 어려웠으니 이 고비를 보릿고개라 불렀다.


그렇게 가난한 시절 어느 집에 손님이 오셨다.


이집의 지존이신 할아버지를 찾아온 손님이다.


저녁 식사를 올려야할 시간이 되자 이집 며느리는 옆집으로 달려가 쌀 한 줌을 꿔온다


다섯살 난 손자가 밥 익는 냄새에 끌려 부엌에 들어와서는 밥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꿔온 쌀은 할아버지와 손님 단 두 분의 분량이었기에 며느리는 어린 아들에게


손님이 밥을 남기면 먹게해 주겠다고 달래며 할아버지 방에 밥상을 올린다.




아이는 할아버지 방의 툇마루에 앉아 문틈으로 밥상을 들여다보며 손님 밥이 남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손님이 밥그릇을 모두 비우자 아이는


모두 다 먹어버렸어!!”하고 엉엉 울면서 툇마루를 내려온다.


깜작 놀란 할머니가 황급히 우는 아이를 업고 집밖으로 나오면서 내일 아침에 꼭 밥을


먹게 해주겠다고 달랬다. 이튼 날 아침 할머니는 손자를 업고 동내에서 밥을 먹고 살만


한 어느 집을 찾아가서는 아무 말 없이 그 집 마당을 쓸어준다.


눈치를 챈 이집 안주인은 열 식구의 밥에서 조금씩 덜어내어 밥 한 그릇을 만들어 내어


준다. 여기서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이 시절에는 어머니와 여자형제들은 웃어른들이나 남자들이 남긴 밥으로 그것도


부엌에서 끼니를 때웠다.


그리고 식사 때마다 아버지는 밥을 국에다 말아서 반쯤 남겨놓는다.


그래야 어머니가 끼니를 때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난의 아픈 슬픔을 눈치 챈 소년의 마음에는 슬픔의 정서가 깃든다.


그 나이에 좋아할 만한 모든 놀이를 접어버리고 책에만 매달리는 습관을 만들어낸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면 커서 가난을 물리칠 힘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보릿고개, 십시일반, 오병이어 이 무두가 가난했던 아픔의 상징들이지만,


그때가 훨씬 더 행복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