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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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연의 순리를 따르지 않는다. 사람이 문제다.
잠시만 방심하면 욕심으로 가득 차 평정심을 잃고 자연의 섭리를 보지 못한다.
결국 나아갈 때와 물러서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여 삶의 질서가 엉망이 된다.
안 되는 일을 되는 일로 만들기 위해 막무가내로 덤빈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라는 말이다.
막무가내로 순리를 거스르는 일은 다른 이에게도 피해를 줄뿐 아니라 자신도 상처
를 크게 입게 된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조용히 자연
의 섭리를 음미하고 나는 어떻게 처신할지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흔들리며 피는 꽃과 대추 한 알”이라는 시를 소리 내어 읽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