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6.25동란)이 불시에 터지면서 순식간에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피난민들로 난리 통인 이때 은행에서 빌린 사업자금을 갚겠다며 홀로 은행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한국유리공업(현 한글라스)창업자인 최태섭 회장이었다.
담당 은행원이 “이 난리 통에 무슨 돈을 갚겠다고 이러십니까? 우리도 서둘러
피난을 가야하는데, 갚을 필요 없습니다.”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아닙니다. 이 난리 통에 내가 죽으면 돈을 갚지 못할 터인데 빨리 받으십시오.’
라고 독촉하자 은행직원이 하는 수 없이 돈을 받자 최회장은 홀가분하게 피난 길
을 떠나게 되었다.
전쟁이 끝이 나고 제주도에서 군부대 생선을 납품하는 원양어업에 뛰어든 최회
장은 사업자금 융자신청을 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갔는데 은행장이 전쟁 중에 빌
린 돈을 기어이 갚고 간 그를 알아보고 두 말 없이 무담보로 그 때 돈 2억 원을
융자해 주었다.
무슨 대가를 바라고 지킨 신용이 아니었지만 그 덕분에 최회장은 큰 기업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전하며 ‘신용은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말을 남기고 가셨다
는 일화가 기업인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다.
무신불입(無信不立)이란, 믿음(신뢰)이 없으면 서지 못한다는 공자의 말로
서로간의 믿음이 깨지면 그 사람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연인 관계라 하더라도 믿음이 깨지면 ‘사랑의 유통기한’이 짧아지는 법 아닌가요.
거두절미하고 자신을 믿어주는 분들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 믿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기초가 되고 희망의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한 번 신용을 잃으면 그것으로 끝장입니다.
신용을 지키고 정직하게 살아봐요 항상 손해만 봐요. 그것은 탐욕입니다.
믿을 신(信)자를 보면 사람인(人)자에 말씀언(言)을 합쳤어요.
사람의 말을 믿는 것이 믿음입니다.
자기가 한 말을 지키는데서 신뢰가 시작됩니다.
믿지 못하는 사람을 누가 따르겠습니까?
우린 지키지도 못할 말을 부모 자식관계에서부터 정치지도자들까지 너무 남발하며
살고 있습니다.